독감 유행 계절이 다가오면서 코로나19 백신을 맞았더라도 독감 백신을 맞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가 잇따르고 있다.
현재 대중의 관심은 코로나19 백신에 쏠려 있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독감 백신 접종을 건너뛰지 말라"는 또다른 당부를 하고 있다고 AP통신이 1일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기간 독감 발병 건수가 역대 최저치로 떨어진 상황이지만 각급 학교와 영업점이 다시 문을 열고 해외 여행이 재개된데다, 마크스 사용이 줄어듦에 따라 독감이 되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미국 멤피스 세인트 주드 아동연구병원의 독감 전문가인 리처드 웨비는 지난 18개월 동안 독감에 거의 노출되지 않은 사실에 비춰 "독감 바이러스에 대한 우리의 현재 면역력은 우리가 통상 지니고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며 "독감 백신을 맞아 상당히 심할 가능성이 있는 (올 겨울)독감에 최소한 준비라도 하는 것이 완전히 타당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가을 중국 등 일부 국가에서는 독감 발병 건수가 작년보다 소폭 늘어났다면서 "일단 독감이 (유행의)발판을 마련할 경우 올 겨울에는 퍼질 가능성이 더 클 것"이라고 예상했다.
팬데믹 전에는 매년 인구의 15∼30%가 독감에 노출됐다고 그는 덧붙였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독감이 65세 이상의 고령자, 영유아, 임신부나 심장과 폐 질환자 등 특정 기저질환 보유자에게 특히 위험하다면서 생후 6개월 이상 된 아기부터 시작해 거의 모든 사람이 이달 말까지 독감 예방주사를 맞을 것을 독려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또한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은 서로 효과가 겹치는 것이 아니며, 누구라도 두 바이러스에 동시에 또는 차례 차례 노출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두 백신을 모두 접종해서 "(두 바이러스에 모두 걸릴 경우 초래될 수 있는)이중의 위험을 피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독감 백신의 경우 다른 백신만큼 효능이 강력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일단 독감 백신을 맞은 사람은 독감에 걸렸을 경우 증상이 훨씬 경미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백신 2차분과 독감 백신을 동시에 맞더라도 아무런 위험 징후가 없다는 임상시험 결과가 공개돼 두 질환에 대한 백신을 모두 챙겨 맞아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권고에 힘을 실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영국에서 진행된 이 임상시험은 지난 4∼6월 아스트라제네카 또는 화이자가 생산한 코로나19 백신 1차 접종을 마친 679명의 자원자를 상대로 진행됐다.
이들이 2차 접종을 할 때 시험 참가자들의 절반에게는 독감 주사를, 나머지 절반에게는 위약 백신을 각각 동시에 투여한 뒤 통증과 발열 등 부작용을 관찰한 결과 안전성에 있어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이들의 혈액 속 항체를 측정한 결과 섞여진 독감과 백신들의 조합에 따라 항체 수치에 약간 차이가 있긴 했으나 코로나19 백신과 독감 백신을 따로 따로 맞을 때보다 항체 형성에 있어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추정되지는 않는다고 연구진은 덧붙였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