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소식 들어보는 여의도레이더 시간입니다.
오민지 기자 나왔습니다.
오늘은 어떤 이야기 전해주시나요?
<기자>
오늘 주제와 관련해 퀴즈 하나 드리려고 합니다.
금융지주들이 최근 이 키워드에 ‘애쓰자’ 혹은 ‘으쓱’이라는 별명을 붙였는데요.
어떤 키워드인지 감이 오시나요?
<앵커>
어렵네요. 어떤 키워드죠?
<기자>
바로 E.S.G.입니다.
영어 스펠링 발음을 우리식으로 읽은 재미있는 표현입니다.
금융지주들이 재밌게 ESG를 알리겠다며 이렇게 이름을 붙인 겁니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뜻하는 말로 기업의 사회적 가치, 윤리적 가치도 함께 고려한다는 의미입니다.
오늘은 기업들이 ‘애쓰자’ 고 외치고 있는 ESG, 특별히 ESG와 관련된 펀드상품 수익률을 살펴보려고 합니다.
<앵커>
재밌는 표현이네요. ESG는 이제 기업들이 모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죠.
ESG 펀드를 다루겠다고 했는데 ESG 펀드에 투자자들이 관심이 많나요?
<기자>
물론입니다. ESG가 산업계와 금융계에서 많이 언급되다보니, 자연히 투자자들 관심도 ESG 관련 상품에 쏠렸는데요.
펀드별 자금 유입 현황을 보면 ESG 주식형 펀드와 채권형 펀드 모두 올해 들어 꾸준히 자금 순유입을 보였습니다.
연초 이후 들어온 자금만 보면 ESG 주식형 펀드에 약 1조원, ESG 채권형 펀드에 2조원 넘는 규모가 유입됐습니다.
전체적으로 3조원 가까운 자금이 ESG 펀드에 유입된 겁니다.
ESG 펀드는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 받고 있어서 2019년에는 9천억 달러 규모였는데, 오는 2028년에는 2조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앵커>
ESG 펀드 시장이 날이 갈수록 성장하고 있네요.
그럼 결국 중요한 건 수익인데 수익률이 어땠나요?
<기자>
기간별로 ESG 펀드의 수익률을 정리해봤습니다.
ESG 주식형 펀드의 84% 정도가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고 있어서 비교 대상으로 국내 주식형 ETF의 수익률을 가지고 왔습니다.
보시면 ESG 주식형 펀드의 수익률이 국내주식형 ETF와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불안정한 장 상황이 이어지면서 ETF 수익률도 약세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수익률 차이를 보시면 ESG 주식형 펀드 역시 이와 유사한 수준을 보이면서 소폭 하락한 겁니다.
<앵커>
왜 이런 건가요?
<기자>
ESG 펀드 구성 종목이 일반 시장 지수를 추종하는 ETF와 크게 다르지 않은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구성 종목이 ESG의 특색을 강하게 나타내기 어려운 이유는 아직도 ESG 기준이 정형화되어 있지 않아서입니다.
국내 자산운용사 대부분은 자체적으로 투자 대상 기업의 ESG를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외부 기관의 평가 지표를 활용하고 있는데요.
ESG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평가기관마다 기업에 매기는 ESG 등급들이 차이가 있는 겁니다.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면 국내의 주요 ESG 평가기관으로는 한국기업지배구조원과 서스틴베스트가 있습니다.
그 기관들에서 내놓는 기업별 등급이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는 B등급이다, 네이버는 A등급이다 이런 식으로요.
그 등급들끼리 얼마나 유사한지, 상관관계가 있는지를 말해주는 지수가 0.61에 불과했습니다.
이 지수가 1이면 서로 같을 만큼 유사하다는 의미인데 0.61만큼만 유사했다는 거죠.
<앵커>
그러면 평가기관별로 평가결과의 격차가 있다는 거죠?
0.61이면 얼마나 낮은 건가요?
<기자>
그래서 비교를 위해서 신용평가기관 사이의 유사성도 살펴봤는데요.
이들 기관들이 내놓은 신용등급 사이에 0.99만큼 유사했다고 합니다. ESG 평가등급 간의 상관계수에 비하면 월등히 높은 수준인 거죠.
이런 점에서 보면 각 평가 기관별로 ESG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는 것이고 운용사들이 정확하게 ESG 수준이 높은 기업에만 투자하기 어려운 이유가 되기도 합니다.
<앵커>
그러면 운용사에서도 ESG에 맞는 기업을 찾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기자>
네 이 부분 때문에 자산운용사들이 시가총액이 높은 대형주 위주로 담을 수밖에 없다고 호소하기도 합니다.
ESG 평가 기준은 모호하고 시장의 관심에 맞춰서 상품 출시도 해야하는 상황에서 덩치가 큰 종목 위주로 담아서 리스크를 줄이자는 거죠.
<앵커>
ESG 펀드 구성이 시총 상위 종목 위주로 되다보니 일반 ETF와 유사한 수익률이 난 거네요.
그러면 ETF 중에서도 ESG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상품이 있지 않나요?
<기자>
네 맞습니다. 현재 국내에 ESG ETF로 출시된 상품은 11개인데요.
ESG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보니 ESG ETF들도 대부분이 시가총액 위주로 종목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점은 이 ESG ETF를 뜯어보니 소수이기는 하지만 ESG를 적극적으로 따져 담은 상품들이 수익률에서 선방했다는 겁니다.
<앵커>
ESG 취지에 맞게 투자된 상품이 수익률이 더 괜찮았다는 거군요.
<기자>
네 불안한 장 상황에 ESG에 적극적으로 맞춘 상품들이 수익률 측면에서 빛을 발한 겁니다.
6개월 수익률을 가져와봤습니다.
출시 6개월이 지난 7개 상품을 보시면 한화자산운용의 ARIRANG과 브이아이자산운용의 FOCUS 상품만 플러스 수익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나머지 ETF들은 다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ETF들 사이의 수익률 차이는 구성종목에서 나타났습니다.
<앵커>
이 두 상품은 다른 상품과 뭐가 달랐나요?
<기자>
구성종목 보시면요.
먼저 다른 상품들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NAVER, 삼성SDI, 카카오 등으로 시총 상위 종목이 큰 비중으로 들어가 있습니다.
장이 흔들리면서 이 대형주들의 주가가 많이 빠졌고 자연히 이들 종목을 위주로 투자한 ETF도 수익률이 많이 떨어진 거죠.
<앵커>
종목 구성을 보니 이해가 되네요.
<기자>
네 반면 ARIRANG의 구성 종목 TOP3는 CJ제일제당, 에스원, 삼천리 등이고 브이아이는 HMM, SK이노베이션, S-oil 등입니다.
각 종목들의 비중도 5% 이내로 분산되어 있는 걸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수익률이 2% 미만으로 떨어졌던 ARIRANG 상품의 투자설명서를 보면 WISE ESG 우수기업 지수를 따른다고 되어 있는데요.
이 지수는 ESG Moneta를 기준으로 평가등급이 A인 종목 중에 재무적으로도 평가가 괜찮은 기업에 적정 비중으로 투자합니다.
관련해서 한화자산운용 ETF 운용팀장의 이야기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윤준길/한화자산운용 ETF운용팀장: ARIRANG ESG 우수기업 ETF는 ESG Moneta라는 회사에서 ESG 점수가 높은 종목을 선별해서 그 종목을 밸류에이션, 재무 건전성, 저변동성 팩터를 가미해서 그 팩터에 가장 적합한 기업들을 선별하는 것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저희는 시가총액 상관 없이 고유의 기업들의 특징과 특성만을 보다보니까 시장에 상관 없이 꾸준히 올라왔던 부분에서 차이가 났던 것 같습니다.]
<앵커>
시가총액보다 기업의 고유한 ESG 가치에 좀더 초점을 뒀다는 거네요.
<기자>
네 그런데 제가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점은 지금 출시되어 있는 ESG ETF들 대부분이 시가총액이 큰 종목 위주로 담고 있는데
그렇다고해서 이 상품들이 다 잘못이다 이렇게 보기는 어렵다는 점입니다.
아직 ESG 상품이 초창기다보니 시총을 기준으로 삼게 되는 운용사도 있는 거고
지금처럼 힘든 장 상황에서는 시총 기준보다 ESG 취지를 더 따진 상품이 수익률이 더 괜찮았다 이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운용사별로 운용 방식의 방점이 다른 거죠.
<앵커>
그러면 앞으로 ESG 펀드 시장의 전망은 어떨까요?
<기자>
ESG 관련 상품 투자 시장 전망은 긍정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평가 기준이 모호하다는 점, 또 투자자들 사이에 인식이 더 많이 보편화 되어야 한다는 점 등 넘어야 할 과제가 많습니다.
하지만 점차 시간을 두고 봤을 때 ESG는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라는 점에서 투자기회가 될 수 있는 거죠.
아직은 운용사별로 ESG보다는 시총에 무게를 두는 펀드들도 많지만 앞으로는 더 그 취지에 맞는 펀드들이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런만큼 ESG 트렌드에 맞춰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도록 관련 상품들은 계속 지켜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앵커>
네 ESG 펀드 시장이 앞으로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지 지켜보시면 좋겠네요.
잘 들었습니다, 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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