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으로 업종변경 성공한 박준형 한양화스너공업 대표
"물건이나 팔던 사람이 무슨 제품을 만드냐고, 그것도 수입에 의존하던 고급 제품을 만든다고 했을 때 주변의 반응은 차갑기만 했죠"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과감한 선택을 통해 자신의 의지를 관철한 박준형 한양화스너공업㈜ 대표는 업종변경 당시를 이렇게 회상했다.
한양화스너공업㈜은 건축·기계·산업자재 전반에 사용하는 볼트 및 너트 제조 전문 기업이다.
시작은 유통업이었지만 지난 2017년부터 제조업으로 업종을 변경, 국산화에 도전장을 내밀었고 브랜드 출시에도 성공했다. 이미 국내에서는 확고한 전국 유통망을 구축했고, 최근에는 해외 수출 확장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 수입 의존도 높은 볼트· 너트 국산화 `120억투자 과감한 도전`
박준형 대표가 유통업을 운영하던 당시에는 대부분의 볼트·너트를 수입에 의존하는 것을 업계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수입 의존도가 높았던 만큼 국내에 유통되는 제품에 문제가 발생해도 별다른 방안을 찾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이에 박 대표는 국산화를 통해 품질을 높인 우리만의 제품을 직접 만들어야겠다고 결심, 업종변경을 단행했다.
"생각처럼 쉽진 않았죠. 초기 자본만 120억을 투자했어요. 120억 원이면 제조업 말고도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게 많은 액수니까요"
박 대표는 업종변경을 위해 유통업 30여 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쏟아부었지만 초기 자본 마련에는 역부족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중소기업청을 직접 맨발로 찾아가 지원을 요청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했고, 이러한 노력은 결국 결실을 맺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으로부터 사업의 가능성을 보고 융자를 내주어 제조업으로의 첫 발을 내디딜 수 있었다.
● "사람에 투자는 비용 아니다. 아낌없이 투자해야"
이렇게 마련된 자금을 바탕으로 설비·기자재 설치에 나서는 한편, 무엇보다 신경을 썼던 부분은 전문 인력의 충원이었다. 양질의 제품만을 공급하겠다는 신념, 이를 위한 전문 인력 확보가 시급했다.
이렇듯 최선을 다하는 박 대표의 모습에 직원들도 전력을 다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현재 한양화스너공업㈜은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제품들을 표준규격과 특정 도면에 따라 금형 작업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모든 제품은 KS표준규격과 ISO규정에 맞춰 제작하고 있으며, 양질의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 지난 6월 10일 경기도청으로부터 품질경영활동 실천 및 확산에 헌신적으로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표창장을 수상했다.
한양화스너가 생산하는 볼트·너트의 가짓수는 무려 1만여 개다. 볼트·너트는 단 0.1mm의 오차만으로도 사용할 수 없다. 이러한 제품이 나오기까지 정교한 작업이 가능한 설비와 기술, 이를 다룰 수 있는 기술자가 있어야만 한다. 하지만 최근 이를 다룰 수 있는 전문 인력이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이와 관련해 박준형 대표는 "정부 지원뿐만 아니라, 기업 차원에서도 다양한 제도적 장치가 하루빨리 마련되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 "청년들이 창업 분야에서 더 많이 도전할 수 있는 기반 조성해야"
29세 이른 나이에 창업해 지금까지 숱한 고난과 역경을 헤쳐온 박준형 대표는 최근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전문 인력 양성과 확보, 나아가 청년 창업에 대해 많은 관심을 내비쳤다.
이어 "정해져 있는 길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가지를 멀티플레이할 수 있는 곳, 사업적인 기질이나 여러 가지를 답습할 수 있는, 자신의 꿈을 펼칠 수 있는 곳에서 경험을 쌓길 바란다"라고 조언했다.
한편 한양화스너공업㈜은 지속되고 있는 코로나19 위기 속에서도 M&A와 전문 인력 충원 등, 사업 확장에도 힘쓰고 있다.
박준형 대표는 "경제 위기 속 자칫 잘못하면 도태되기 쉬운 시기에 관련 업종 기업과의 합병·연계를 진행, 생산성과 기술력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라며, 국내뿐만 아니라 수출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창사 이후 첫 200억 원대 매출을 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조성현 기자
j7001q@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