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과 금리상승 등 대외 불확실성 못지 않게 국내 증시 조정폭 확대의 또 다른 이유로 수급 불안이 꼽히고 있습니다.
뚜렷한 매수 주체가 없는 상황에서 시장의 불안감은 커지고 있는데요, 하지만 그간 줄곧 매도세로 일관했던 연기금의 기류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정경준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그간 줄곧 매도세로 하방압력에 동참했던, 국내 증시의 큰손 연기금.
지난 7월 이후 10월 현재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5천억원 가깝게 팔아치웠는데 최근 들어 매도세가 둔화되고 있습니다.
특히, 지수 2,910선을 전후해 순매수로 전환하면서 기류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일단 시장에선 수급 불안 우려의 정점 통과에 대한 기대감을 낳고 있습니다.
[장희종 하이투자증권 투자전략부장 : 경기방향성에 대한 고민이 여전하지만, 지수가 3,000선을 하회하고 전반적으로 시장의 조정 속에서 가격부담도 완화되면서 연기금의 매수세는 가능한 상황으로 봅니다.]
실제 증권업계에서는 통상적으로 코스피가 10% 내외 또는 그 이상의 조정을 보일 때 연기금이 순매수로 전환하는 매매패턴을 보여왔다고 분석합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2일 기준으로 올해 연고점 대비 12.5% 조정을 받은 상황입니다.
아울러 연기금의 대표격인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 측면에서도 연기금의 매수세 전환이 조심스럽게 기대되고 있습니다.
지난 7월말 기준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 내 국내 주식비중은 19.5%.
전략적 자산배분(SAA)의 이탈 허용범위 등을 감안한, 올해 목표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은 19.8% 입니다.
사실상 지난 7월말을 기점으로 올해 목표치의 최대 수준에 도달한 셈인데, 이후 이어진 매도공세와 해당 기간 국내 증시의 조정 상황 등을 감안했을 때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비중은 지난 7월말 대비 큰 폭으로 감소했을 것으로 증시 전문가들은 분석합니다.
[하인환 KB증권 연구원 : 매수할 지 여부는 내부 사정에 따라 다르겠지만, 기계적으로 매도를 해야 하는 상황은 아니라는 게 분명합니다.]
이런 가운데 국민연금은 지난 7월말 이후 현재까지 대형주를 집중적으로 내다 팔았지만 크래프톤, 현대중공업, SK이노베이션, 에쓰오일 등은 사 담았습니다.
최근에는 LG화학 등 2차전지주 그리고 현대차 등 자동차주를 사들였습니다.
한국경제TV 정경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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