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도 안된다"...절망 빠진 2030

전효성 기자

입력 2021-10-20 17:25   수정 2021-10-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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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

    문재인 정부 들어 집값이 급격하게 올라 청년층들은 `돈을 모아 집을 사기 어렵다`는 자조 섞인 한탄들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2030세대가 바라 본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을 전효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에서 전세로 거주하는 직장인 이 모씨는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3억원에 거주 중인 전셋집 시세는 2년 새 5억원을 훌쩍 넘겼습니다.

    [이 모씨 / 직장인: 제가 사는 집 기준으로 최소 50~60%는 가격이 차이 난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비싼 형태고. 아무래도 전세 매물 자체도 없고 나온 것도 다 비싼 그런 상태인 것 같더라고요.]

    이 씨는 금융당국이 추진한 전세대출 규제가 여론 악화로 한 발 후퇴하면서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습니다.

    몇 달 뒤면 수억원의 전세금을 높여 새 집을 찾아야 하는데 전세 대출이 막힌다면 선택지는 월세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 모씨: 전세대출을 받아야 되는데 지금처럼 대출 한도가 많이 줄어들고 그런 상황에서는 전세를 어쩌면 못 구할 수도 있겠다, 월세를 들어가야 될 수도 있겠다는 걱정도 되고…]

    지난달 결혼식을 올린 성수기 씨(30대)는 직장인 아내와 함께 돈을 모아 내집 마련을 꿈꾸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습니다.

    아파트 분양을 받고 싶어도 2030세대는 무주택기간, 부양가족수 등 청약가점이 낮아 `하늘의 별따기`란 말이 나올 정도입니다.

    [성수기 / 직장인: 특별공급 안에서도 신혼부부에 해당하는 여러 가점들이 있잖아요. (당첨되려면) 신혼부부인데 아이가 셋이 있어야 하고, 그거에 따라서 저는 가점이 낮으니까 정작 신혼부부들은 신혼부부 특별공급에 (청약을) 못 넣는 것 같고, 생애최초 특별공급 추첨제를 준비하는데 워낙 경쟁률이 높다 보니…]


    4년 전 6억원대였던 서울 평균 아파트 가격이 이제는 12억원에 육박한상황에서 내집 마련 꿈은 점점 멀어져만 갑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아 집을 산다`는 의미의 `영끌 매수`도 서울에서는 옛말이 된 지 오래.

    이제는 직장인 부부가 각종 대출을 끌어모아도 넘볼 수 없는 수준까지 집값이 올랐습니다.

    [성수기 / 직장인: 대출이 어려우니까 (집을) 사기도 어렵고, 비싼 가격에 대출을 받아서 이자를 내는 것도 부담스럽고, 맞벌이긴 한데 (주택 구입) 비용이 너무 크다보니까 내 집 마련을 못하게 될 것 같아요.]


    더욱 문제가 되는 건 집값 폭등으로 인해 근로 소득 가치가 크게 퇴색된다는 점입니다.


    서울에 집을 사려면 월급을 전부 모아도(PIR) 18.5년이 걸리는데 이는 2008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후 최고치입니다.

    문재인 정부 4년간 7년이 더 늘었는데, 집값이 뛰는 속도가 소득 증가 속도를 압도한 셈입니다.

    [서원석 /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 물가는 상승하는데 임금은 그대로고, 자산 가치는 상승하고. 전통적으로 근로를 통해서 자본을 축적한 다음에 주택을 구매하고, 부동산을 구매하는 선순환적인 구조가 무너지게 되는 상황에 처하게 될 수 있고…]

    집값 폭등으로 한 순간에 `벼락 거지`가 된 2030세대들의 박탈감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전효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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