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외부 자문기구가 26일(현지시간) 5∼11세 어린이에 대해 화이자-바이오엔테크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라고 권고했다.
FDA 자문기구인 백신·생물의약품자문위원회(VRBPAC)는 이날 회의를 열고 표결한 결과 17 대 0의 만장일치(1명 기권)로 5∼11세 어린이에게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 긴급사용을 승인하라고 FDA에 권고했다고 CNN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자문위는 이 연령대 어린이들에게 화이자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의 이익이 위험을 능가한다고 판단했다.
앞서 화이자는 5∼11세 어린이에게는 성인 투약분의 3분의 1인 10㎍(마이크로그램)의 백신을 3주 간격을 두고 두 차례 접종하면 코로나19로 인한 사망과 입원 등을 예방할 수 있다며 긴급사용 승인(EUA)을 신청했다.
다만 일부 위원들은 어린이 수천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대규모 인구에 대한 접종 결정을 내리는 것에 대해 우려했다고 CNN은 전했다.
자문위원인 터프츠대학 의학대학원 소아과 교수 코디 마이스너는 "우리가 `그렇다(yes)`고 하면 주(州)들이 어린이들에게 학교에 가려면 이 백신을 맞으라고 의무화할까 봐 걱정된다"며 "나는 거기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FDA 관리들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미국에서 5∼11세 어린이 8천300명이 코로나19로 입원했고, 거의 100명이 사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날 자문위의 결정이 구속력을 갖는 것은 아니지만 관행에 비춰 FDA는 수일 내 이 결정을 지지하는 긴급사용 승인을 할 것이라고 외신은 전망했다.
또 FDA가 긴급사용을 승인한 뒤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백신 접종을 권고하면 미국에서는 이르면 내달 초부터 이 연령대 어린이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실제 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백신 접종을 권고할지를 논의할 CDC 자문기구 예방접종자문위원회(AICP)는 다음 달 2∼3일 회의를 열고 표결할 예정이다.
미국 연방정부는 5∼11세 어린이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맞히기 위해 이 약품을 미 전역의 소아과와 약국 등에 배포하는 계획을 이미 세워 시행에 들어간 상태다.
미국에서 5∼11세 인구는 약 2천800명으로 추정되는데 백신이 최종 승인되면 그동안 사각지대로 남아 있던 어린이들도 백신으로 보호받게 될 것으로 보건 당국은 기대하고 있다.
다만 어린 자녀에게 아직 정식 승인되지 않은 신개발 백신을 맞히기 꺼리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최근 여론조사를 보면 부모의 3분의 1은 백신이 승인되면 곧장 맞히겠다고 했지만 다른 3분의 1은 기다리겠다고 답했다.
미국에선 지금까지 만 12세 이상 연령대를 상대로 화이자 백신이, 18세 이상 성인을 상대로는 모더나와 얀센(존슨앤드존슨의 제약 자회사) 백신이 긴급사용 승인 또는 정식 승인된 상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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