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올림픽공원 평화의광장에서 고(故) 노태우 전 대통령의 국가장 영결식이 엄수된 가운데, 부인 김옥숙(86) 여사가 직접 참석해 남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장남 노재헌 변호사는 시종 어머니 곁을 지켰다.
김 여사는 지난 28일 지팡이를 짚은 채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입관식에 참석하고 일부 조문객을 직접 맞은 바 있다.
이날 발인식엔 참석하지 않았다.
김 여사는 서대문구 연희동 자택에서 노제를 치른 뒤 올림픽공원으로 이동해 휠체어를 타고 맨 앞줄에서 영결식을 지켜봤다.
줄곧 눈을 지그시 감고 있거나 아래를 내려다보던 김 여사는 추도사를 마친 노재봉 전 국무총리를 향해 휠체어에서 허리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1시간 가까이 꼿꼿한 자세로 영결식을 지켜보던 김 여사는 마지막 순서로 고인 영정에 헌화와 분향을 하면서 눈물을 쏟았다.
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도 `조용히 내조에만 전념한 영부인`으로 평가받았던 김 여사는 소뇌위축증 등으로 10년 넘게 병상 생활을 이어온 노 전 대통령의 곁을 줄곧 지켰던 것으로 알려졌다.
노소영 관장은 지난 4월 SNS 글에서 "어머니가 (아버지) 곁을 죽 지키셨다"며 "어머니의 영혼과 몸이 그야말로 나달나달해지도록 아버지를 섬기셨다"고 적은 바 있다.
김 여사 오른편에 나란히 앉은 소영·재헌 남매도 묵묵히 영결식을 지켜봤다.
노 변호사는 영국 출장 중에 부친의 별세 소식을 듣고 급거 귀국해 지난 27일 빈소로 곧장 달려왔다.
노 전 대통령 생전 광주를 찾아 아버지 대신 5·18 사과를 했던 노 변호사는 "5·18 희생자에 대한 가슴 아픈 부분, 그 이후의 재임 시절 일어났던 여러 일에 대해서 본인의 책임과 과오가 있었다면 너그럽게 용서해주시기를 바랐다"는 부친의 유언을 빈소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해외에 거주하는 재헌 씨의 세 자녀도 모두 빈소를 지켰고, 이 가운데 장손인 장호 씨가 영정을 들고 운구 행렬을 앞장섰다.
노 관장의 두 딸 최윤정·최민정 씨와 아들 최인근 씨, 큰 사위도 빈소에서부터 영결식까지 내내 자리를 지켰다.
한편 노 관장과 이혼 소송 중인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27일 빈소를 찾아 조문했으나, 곧바로 미국 출장길에 오르면서 영결식엔 불참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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