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키워드는 `멍품 전성시대`입니다.
명품 아니고 멍품이요? 잘못쓴거 아닙니까?
<기자>
저를 너무 띄엄띄엄 보시는데, 다 의도가 있습니다.
요즘 먹는 개와 키우는 게 따로 있다,
모 유력 대선주자가 이런 발언을 해서 논란이 일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앵커>
글쎄 윤리적인 문제를 떠나서 그냥 강아지를 먹겠다는 생각 자체가 안드는데요.
한국에서 개를 먹는다는 게 아직도 불법이 아닌가요?
<기자>
아쉽게도 불법이 아닙니다.
이미 해마다 동물보호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어왔는데 개 사육 농가에서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반발하면서 번번이 무산됐습니다.
동물보호단체에 따르면 한국에 개 사육농가가 아직도 1만 5,000곳이나 된다고 합니다.
정부여당에서 이번에 개 식용을 금지하자는 논의가 다시 시작되긴 했습니다.
<앵커>
반려견 1천만 시대에 먹는 개와 키우는 개가 따로 있다는 생각은 저로서는 선뜻 공감하기가 쉽지 않은데,
아직도 개를 먹는 사람들이 많고, 또 대선주자까지 저렇게 말을 하니까 혼란이 오는데요?
<기자>
네, 그런데 우리 국민들의 강아지 사랑이 어느정도까지 왔는지 아신다면 아마도 조금 생각이 더 분명해지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진을 하나 준비했습니다.
최근 배우 조승우 씨의 반려견이 유치원 가방 꾸미기 대회에서 1등을 차지한 사진인데요.
이렇게 견주가 출근하는 동안 유치원을 다니는 반려견이 늘고 있다고 합니다.
개를 빈집에 홀로 두면 안 된다는 인식이 커졌고, 이러한 불편함을 해소해주는 위탁업체가 늘어났기 때문입니다.
<앵커>
반려견 유치원이요, 우리가 아는 그 유치원하고 같은 겁니까?
<기자>
네 거의 같습니다.
`강아지 원생`들이 오전 8~9시 펫버스를 타고 등원해 놀이, 예절교육, 낮잠, 야외활동 등 다양한 일정으로 시간을 보냅니다.
유치원 선생님은 식사와 배변, 교우관계 등을 적은 알림장을 보내기도 한다는데요.
비용은 견종과 무게와 따라 천차만별인데 하루에 3~5만원, 주 5회 기준으로 한달 50만~100만원 선으로 알려집니다.
이미 관련 산업이 자리 잡은 미국에서는 견주가 3차 면접까지 봐야 입학할 수 있는 반려견 유치원도 있다고 전해지죠.
유치원뿐만 아니라 반려견 관련 명품 시장까지 활성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앵커>
반려견유치원이 미국에는 이미 일반적인 개념이었군요.
그런데 명품은 또 뭔가요. 우리가 아는 샤넬, 에르메스같은 그런 명품이요?
<기자>
네. 그래서 바로 키워드가 `명품`이 아니라 `멍품`입니다.
에르메스는 최근 반려동물용 식기와 침대, 바구니 등 관련 제품을 선보였는데요.
오크목으로 만든 밥그릇은 약 150만원, 바구니는 220만원에 달합니다.
프라다는 시그니처 나일론 소재로 만든 우비와 백팩 보양의 가슴줄을 선보였고,
앞서 펜디는 F 이니셜이 가득 새겨진 54만원짜리 반려견 코트 등을 출시했죠.
<앵커>
에르메스 개밥그릇은 그냥 밥그릇하고 어떻게 다른 건지 궁금해지는데요?
<기자>
에르메스의 애견용 밥그릇은 앞서 말씀드렸듯 오크나무로 만들어졌고요.
에밀 에르메스의 사위인 로메르 뒤마가 바다에서 휴가를 보내는 동안 처음 발견한 샹달(Chaine d`Ancre)을 모티브로 만들어졌습니다.
에르메스 여러 창조물에 이 영감이 많이 반영돼 있다고 하네요.
중앙의 자석으로 연결된 두 개의 보울로 구성이 돼 있습니다.
<앵커>
황금으로 만들어졌습니까?
<기자>
아니요. 스테인리스 스틸입니다.
또 에르메스 강아지 목줄의 경우는 장인의 손으로 한땀한땀 견고하게 만들어져서 튼튼하고 오래 간다고 합니다.
<앵커>
에르메스 애견용품 중에 가장 비싼게 밥그릇인가요?
<기자>
더 비싼 게 하나 더 있는데,
2700달러, 우리돈 320만원어치 애견을 위한 휴대용 가방입니다.
측면 지퍼와 환기시스템을 갖췄고 손으로 휴대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앵커>
이렇게 명품업체들 말고 호텔업계도 애견 관련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호텔업계에서도 `반려견 모시기`에 나서고 있는데요.
최근 반려동물과 함께 여행을 더나거나 호캉스를 즐기는 고객이 늘어나면서 맞춤형 패키지나 전용 상품을 구성하고 있는 겁니다.
신세계는 지난 추석에 레스케이프호텔과 함께 `레시케이프 펫 스위트`를 선보였는데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가 사용한 반려견 집 디자인을 그대로 재현한 집으로, 개당 420만원에 판매됐다고 합니다.
또 포시즌, 콘래드 서울, 그랜드 조선 부산 등이 잇따라 `펫 동반 룸`을 출시했는데요.
반려동물 용품과 침대 등은 물론 반려견 룸 서비스와 애프터눈 티 세트까지 제공한다고 합니다.
<앵커>
반려견이 이제 너무 일상이 되고 있어서 개를 먹는다는 생각은 도저히 못하겠는데요?
근데 귀엽게 키우는 건 좋은데 이렇게까지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기자>
물론 반려동물에 대한 적극적인 애정표현의 방법이기도 하고요.
업계에서는 그와 동시에 남에게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MZ 세대의 트렌드에서 시장 활황의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출산율이 1미만으로 떨어질 정도로 아이를 갖는 가정이 줄어드는 반면,
반려동물을 양육하는 인구는 어느새 600만명을 돌파하면서 강아지를 자식처럼 아끼고 아낌없이 지갑을 여는 사람들이 느는 모습입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시장 규모는 지난해 3조 3,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까지 6조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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