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스포츠토토로 8억원 수령…구멍 뚫린 관리체계

입력 2021-11-04 14:40  


법적으로 체육진흥투표권(스포츠토토)을 구매하거나 당첨금을 받을 수 없는 운동선수·감독, 경기단체 임직원 등이 버젓이 스포츠토토를 구매하고 당첨금을 받아 간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이 4일 공개한 국민체육진흥공단 정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기준 스포츠토토 구매·환급 제한 대상자는 6천80명이지만, 실제 관리시스템에 등록된 대상자는 4천154명(68.3%)에 불과했다. 관리시스템 등록이 법적 의무로 규정되지 않고 대상자의 자율에 맡겨진 탓이다.
감사결과 등록한 4천154명 중 13명은 관리시스템에 등록하기 이전에 1천77건의 토토를 구매해 64건이 당첨돼 당첨금을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는 프로골프선수가 396건, 축구 관련 단체 직원이 383건의 토토를 구매한 사례도 있었다.
심지어 이같이 부실하게 작성된 명단은 지급대행 은행 시스템과 연계되지 않아 구매·환급 제한 대상자로 등록된 사람이 스포츠토토를 구매하고 자기 명의로 당첨금을 찾아가도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는 상황이다.
감사과정에서 토토 수탁사업 업체 직원이 당첨금지급 시효 만료되기 직전인 토토 번호 정보를 이용해 토토를 위조하는 방법으로 당첨금 총 8억원을 부정수령하는 사례가 적발됐는데, 이 직원은 구매·환급 제한 대상자로 등록돼 있었지만 은행에서 자신의 신분증을 제시하고 당첨금을 받아갔다.
이 직원은 감사원의 수사의뢰로 수사를 받고 유가증권 위조 및 위조 유가증권 행사,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불구속 송치됐다.
감사원은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토토 시스템 정보 유출 및 위변조를 막고 구매·환급 제한 시스템의 실효성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또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에게는 부당지급된 당첨금을 보전받도록 하라고 통보하고, 관련 사업의 운영계획에 대한 지도·감독 업무를 철저히 하도록 주의 요구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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