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4분기 실적을 결정짓는 연례 행사인 중국의 `광군제`가 1주여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소비시장이 침체된 데다, 중국인들 사이에서 부는 애국소비 열풍 등으로 예년만한 성과를 거두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선엽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오는 11일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행사인 `광군제`가 개막됩니다.
지난해 아모레퍼시픽은 광군제 기간 매출이 전년보다 100% 증가했고, LG생활건강도 전년보다 175% 늘어난 2,600억원을 벌어 들였습니다.
올해 3분기 다소 저조한 성과를 기록한 국내 화장품기업들은 실적을 만회하기 위해 광군제 마케팅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습니다.
LG생활건강은 럭셔리 브랜드 오휘와 후 등을 중심으로 중국 MZ 세대 사이에서 부는 전통문화 열풍을 겨냥한 광군제 한정판을 선보였습니다.
[LG생활건강 관계자 : 중국 MZ세대들이 고궁문화 등에 요즘 관심이 많으니까, 중국의 고궁문화가 담긴 비녀를 형상화한 디자인, 이런 식으로 스토리를 담은 거예요.]
아모레퍼시픽은 동양 보자기를 모티브로한 디자인을 효자 브랜드 설화수 제품에 적용했고, 애경산업과 신세계인터내셔날 등도 광군제 전용 기획세트를 마련하고 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인 왕홍(網紅)을 통한 라이브방송에 나설 계획입니다.
하지만 중국 현지 상황은 녹록치 않아 보입니다.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봉쇄 조치와 함께 전력난, 헝다그룹 사태 등의 여파로 중국 소비심리가 얼어붙 으면서, 증권가에선 예년과 같은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박종대 / 하나금융투자 연구원 : 좋지 않아요. 중국 면세도 어닝쇼크가 났고, 광군제 눈높이는 상당히 낮춰야 되지 않을까라고 보고 있습니다.]
또,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이른바 `궈차오` 열풍이 MZ세대 사이에서 불면서 해외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도 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업계에선 낙담하기엔 이르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실제로 광군제 예약판매가 시작된 지난 달 20일 LG생활건강은 유명 왕훙인 웨이야를 통해 1천억원이 넘는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잇따른 악재 속에서도 K뷰티가 중국 시장에서 명맥을 이어갈 수 있을지 판가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광군제를 앞둔 화장품업계에서는 어느 때보다 긴장감이 감돌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김선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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