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달간 프랜차이즈 치킨업체 A사에서 배달 주문을 했다면 소소한 횡재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크다.
가맹점에서 서비스로 하나씩 챙겨주는 캔 탄산음료의 크기가 한 치수 `업그레이드`됐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 업체 관계자는 "보통 배달 바구니에 주요리와 함께 195㎖짜리 소형 캔음료를 넣어주는데 약 2달 전부터 작은 캔음료를 구하지 못했다"며 "편의점에서 흔히 보는 250㎖짜리 캔으로 대체했다"고 전했다.
음료 시장에서 나름의 비중을 차지하는 소형 캔 제품의 수급이 최근 원활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올해 초부터 이어진 국내 음료캔 제조 1위 업체 한일제관의 생산 차질 여파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음료 및 외식업계에 따르면 지난 3월 한일제관의 충북 음성 공장에서 큰불이 나 3만3천㎡ 규모 생산시설이 전소됐다.
공장을 재건해 생산역량을 완전히 회복하기까지는 약 1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음료 업계가 고객 수요가 큰 250㎖ 등의 용량 캔을 롯데알미늄이나 동원테크팩솔루션을 비롯한 다른 업체에서 수급해 `공급 대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문제는 250㎖ 미만 소형캔은 한일제관 외 다른 제조사에서는 많이 생산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음료업계 관계자는 "소용량 캔 시장에서 한일제관의 비중은 특히 컸다"면서 "대체품을 찾기 어려워 아직도 공백이 느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A사 외 다른 유명 프랜차이즈 치킨업체 역시 고객에게 서비스로 소형 캔음료를 주다가 2∼3달 전부터 250㎖짜리로 바꿨다.
이 업체 관계자는 "소형 캔과 250㎖ 캔의 단가는 거의 차이가 나지 않아서 가맹점에서 손해를 보거나 음료 자체를 수급하지 못하는 상황은 아니다"고 전했다.
소형캔 부족 현상은 외식업계 밖에서도 확인된다.
최근 한 대형백화점의 VIP 전용 라운지에서는 수급 차질을 이유로 그간 무료로 주던 소형캔 탄산음료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현재 소형 캔 생산공정은 거의 정상화됐지만 제품이 각 유통채널로 공급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음료 비수기인 4분기에 접어든 만큼 수급 불균형은 조만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장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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