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합니다. 오늘 저희가 이야기할 기업은 어딘가요?
<기자>
네. 티커명이 RIVN 입니다. 어디인지 아실까요?
<앵커>
글쎄요.
<기자>
사실 아직 상장하지 않은 기업입니다. 많은 서학개미들이 기다리고 있는 IPO인데요. 현지시간 9일 나스닥 데뷔를 앞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에 대해 오늘 이야기 나눠보려 합니다.
<앵커>
`제2의 테슬라` 라는 수식어를 본 것 같습니다. 리비안, 전기차 스타트업이군요.
<기자>
저희가 `테슬라 워너비`로 루시드를 한 번 다뤘죠. 당시 루시드는 "테슬라와 페라리", "전기차계의 벤츠를 노린다" 이런 설명을 드렸었는데요.
오늘 이야기 나눌 리비안은 바로 전기 픽업트럭이란 새로운 틈새시장을 여는 회사입니다.
지금 이 사진이 바로 리비안의 픽업트럭 R1T인데요. 큰 덩치와 강인한 외관, 오프로드를 거침없이 달리는 픽업트럭은 특히 미국인들이 사랑하는 모델입니다.
미국에서 픽업트럭이 상당한 시장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기 픽업트럭은 앞으로 2~3년 내에 뚜렷한 성장을 나타낼 시장으로 꼽히고 있는데, 리비안이 가장 먼저 제품 인도, 딜리버리 포문을 열었습니다.
<앵커>
뚜껑이 없는 적재함이 달린 트럭을 우리가 `픽업트럭`이라고 얘기하는데, 한국은 길이 좁아서 미국과는 다르게 흥행이 잘 안된다고 들었습니다.
그런데 아마존 제프 베이조스가 우주여행을 갈 때 리비안이 주목을 받았다고요?
<기자>
일각에서는 리비안을 `베이조스의 전기차`로 주목했을 정도로 베이조스 회장이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블루 오리진 우주여행 하는 날 당시 베이조스 회장이 등장과 이동 과정에서 리비안의 전기 SUV `R1S`와 또 전기 픽업트럭 `R1T`를 이용하면서 언론에 공개된 바 있죠.
실제로 베이조스 회장은 리비안의 지분 20%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초기 7억 달러의 거액 투자에 나선 것에 이어, 직접 연구시설을 찾아 아마존 딜리버리 밴 10만대를 선주문하며 사실상 리비안을 시장에 소개한 장본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아마존 말고 또 리비안이 끈끈한 관계를 맺고 있는 기업이 있는데, 바로 포드입니다. 원래 미국 부동의 베스트셀러 차량을 꼽으라고 하면 포드의 픽업트럭, F150이 빠지지 않습니다. 그런데 경쟁자라 할 수 있는 전기 픽업트럭 리비안에 포드가 직접 투자하고 있는 것입니다. 리비안이 테슬라와 비교해 좀 차별되는 점이라면 기존 내연기관 완성차 업체들과 가까운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는 부분인데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2019년 포드가 리비안에 대한 투자를 결정할 당시 또 다른 경쟁자가 바로 GM이었다고 해요. 첩보전을 방불케 하는 지략싸움 끝에 리비안과 손을 잡은 것은 포드라고 합니다. 이 만큼 미국의 대기업들이 앞다퉈 손을 잡으려고 했다는 점에서 이 회사가 갖고 있는 성장 가능성을 가늠케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앵커>
베이조스 회장이 관심을 보이고, 포드가 직접 투자하는 회사다. 상장 전부터 기대를 모을만 하네요.
그렇다면 리비안이 만드는 차량의 경쟁력은 뭐가 있나요?
<기자>
네. 현재 리비안의 주력 차량모델은 전기 픽업트럭(R1T)과 전기 SUV(R1S), 형제 모델이라 볼 수 있습니다.
먼저 지난 9월 출고를 시작한 R1T는 거친 산악지형에서도 잘 달릴 수 있는 내구성이 눈에 띕니다. 제로백이 3초대, 600에서 최고 835마력, 여기에 4개의 휠에 각각 독립적인 전기모터가 장착되어 있어서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탱크 턴`)을 할 수 있어 시장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크기 자체도 기존 픽업보다 더 큰 사이즈인데요. 미국 차의 특징인 `투박하면서도 심플함`이 극대화 됐다는 평가입니다. R1T의 가격은 6만 9,000달러(한화 7,900만원) 이고, 7인용 SUV인 R1S는 7만 2,000달러(한화 8,240만원)에서 시작될 전망입니다. 리비안이 내년에 새롭게 선보일 차량들은 크기가 이보다는 작고, 좀 더 저렴한 모델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리비안의 R1T를 보면 상당히 특이한 구조, 공간이 있는데요. 바로 뒷자석과 트렁크 사이에 터널 공간이 있습니다. 여기에 텐트 같이 길죽한 다양한 도구를 넣을 수 있는데, 옵션으로 주방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부분이 눈에 띕니다. 2구 인덕션과 싱크대, 워터탱크, 그리고 각종 식기까지 다 장착되는데, 캠핑·차박하시는 분들이라면 솔깃하실 것 같습니다. 뭐, 일각에서는 "도대체 픽업트럭에 이게 왜 필요한거지?"라며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는 사람도 있습니다. 미국 컨슈머들의 선택은 어떨지도 궁금하네요.
<앵커>
전기차라고 하면 여기도 배터리가 들어갈텐데, 어느 회사꺼가 들어가나요?
<기자>
바로 삼성SDI입니다. R1T에는 삼성SDI의 원통형 배터리, `21700셀`을 실었는데요. 까다롭기로 유명한 미국 EPA 기준 1회 충전으로 최장 505km(314마일) 주행거리를 인증 받았습니다. 현재 또 리비안은 플랫폼을 바탕으로 3가지 배터리를 탑재하는 것을 자체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에서도 삼성SDI의 협력이 이뤄질 것으로 시장은 전망하고 있습니다. 삼성 SDI가 미국 배터리 공장 부지로 일리노이주를 검토한다는 것도 바로 리비안의 공장과 가까이 있기 위함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었죠.
사실 한국의 배터리 3사의 미국 전기트럭 시장 경쟁도 주목해볼만 한데요.
지금 보시는 것이 앞으로 2년 내 나올 전기트럭들입니다. GM의 허머EV가 연내 인도를 계획하고 있고, 포드의 F150 라이트닝이 내년 상반기, 그리고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이 내년 하반기 첫 인도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 중 GM의 허머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그리고 포드의 F시리즈에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합니다. 리비안은 삼성SDI와 손을 잡았구요. 현재 미국 배터리 시장의 55%를 한국이 차지하고 있는데, 내후년에는 시장점유율이 60%, 2025년에는 70%까지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또 리비안은 삼성SDI말고도 다수의 국내 기업들과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주행보조시스템은 만도, 시트 소재는 대원화성, 와이어링 하네스는 에코캡이 납품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역시 한국 배터리가 힘이 좋으니가 픽업트럭에 잘 맞겠네요.
현지시간 9일이면 우리시간으로 내일 밤 최종 공모가가 정해지고, 다음날 상장하는 거 아닙니까? 공모가가 얼마정도나 될까요?
<기자>
리비안은 나스닥 상장 신청서를 최근에 수정하면서 공모 희망가를 주당 57~62달러에서 72~74달러로 약 15%가량 상향 조정했습니다. 공모주 물량은 1억3500만주이구요.
만약 리비안의 공모가가 최고 목표가로 확정될 경우 IPO를 통해 100억달러, 우리돈으로 약 12조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조달하게 되고, 기업가치는 650억달러, 77조2천억원에 이르게 됩니다. 이는 테슬라의 20분의 1 수준입니다만, 도요타를 능가하고 투자사인 포드와 필적하는 수준까지 단숨에 올라가는 셈입니다. 다만 리비안이 아직 가시적인 순이익을 내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미래 가치만 부여된 수준인 만큼, 테슬라처럼 시장의 기대에 부응하는 역량과 경쟁력을 보여주는 것이 앞으로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여기까지 듣죠. 뉴욕증시 A to Z, 조연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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