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비트, 디카르고 60개월 토큰 배분 계획 사전 제출 받아"
"가상자산 공시 법적 제도화 필요"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가 가상자산 `디카르고`의 향후 60개월 치 토큰 배분 계획을 올 상반기 제출받았지만 이를 공시하지 않아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웠다는 주장이 10일 제기됐다.
업비트는 최근 디카르고를 둘러싼 `유통량 조작` 의혹이 디카르고가 사전에 토큰 배분 계획을 전달하지 않아 일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큰 배분 계획이 사전에 공개됐다면 유통량 조작 의혹은 일어나지 않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디카르고는 이미 7개월 전 업비트에 토큰 배분 계획을 제출했다고 해명했다. 프로젝트 초기부터 금융당국에 60개월간의 상세한 토큰 배분 계획을 제출하며, 업비트에도 같은 자료를 제출했다는 것이다.
디카르고 측은 "사전에 제출한 계획에 따라 토큰을 유통한 것"이라며 "유통량을 조작했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업비트 측에서는 거래소에 상장된 모든 개별 프로젝트의 공시를 일일이 챙기는 것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비트 관계자는 "가상자산은 주식과 달리 하나의 거래소가 아닌 다양한 거래소에 상장된다"며 "공시에 대한 책임을 개별 프로젝트와 거래소 중 한 곳에만 떠넘기기는 어려운 구조"라고 설명했다.
업비트는 거래소 홈페이지 내에서 디카르고의 유통량 정보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현재 업비트에서는 7월까지의 유통량만 제공될뿐 8월 이후 유통량에 대해서는 제공되지 않고 있다.
디카르고 관계자는 "업비트 측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유통량 현황을 제공해왔기 때문에 기존에 제출한 자료를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해주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또한 업비트가 디카르고 측이 제출한 소명자료에 대한 공시를 미루며, 투자자들의 혼란을 키웠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비트 측은 "디카르고로부터 사전 계획된 유통이었지만 공시 없이 실행한 것이라는 소명을 받았다"고 밝혔지만 투자자들에게 해당 내용을 공시하지 않고 있다.
디카르고 측은 업비트로부터 소명자료에 대한 회신을 받지 못해 대처가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디카르고 관계자는 "지난 8일 오전 업비트로부터 받은 메일에 답을 보냈지만, 피드백을 전달받지는 못했다"며 "업비트 측과의 소통이 마무리되지 않은 가운데 자사 채널을 통해 입장을 전달하면 괜한 오해가 생길 것 같아 기다리고 있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업비트라는 개별 거래소의 문제가 아닌, 가상자산 공시에 대한 책임을 묻는 법적 제도가 미비해 발생한 구조적 문제라고 설명했다.
박성준 동국대 블록체인연구센터장 겸 앤드어스 대표는 "토큰 유통량은 시장의 가격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 정보 중 하나"라며 "가상자산 공시에 대한 의무가 법적으로 제도화되어있지 않기 때문에 정보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보 불균형을 통해 이익을 실현한 주체가 누구인지에 대한 조사는 필요하다고 본다"며 "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담보하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지만 관련 법률이 마련되어 있지 않은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디카르고는 카카오페이와의 협업 소식이 알려지며 관심을 받게 된 코인이다. 디카르고는 카카오페이 상장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8일부터 210%가량 가격이 급등했지만 지난 3일 매도세가 이어지며 일주일새 40%가량 급락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디카르고 개발팀이 카카오페이의 상장을 앞두고 코인 수천만 개를 덤핑한 것 아니냐"며 유통량 조작 의혹을 제기했다. 투자자들의 문의가 빗발치자 업비트는 디카르고 측에 해당 의혹에 대한 소명자료를 요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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