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이 앞으로 2년 내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창립 25주년을 맞아 최근 `젊은 미래에셋`을 만들겠다며 세대교체 인사를 단행한 박 회장이 최종적으로 본인도 신념을 지키기 위한 계획을 세운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복수의 미래에셋그룹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박 회장은 향후 1~2년내 용퇴를 결정할 예정이다.
1958년생으로 올해 63세인 박 회장은 창업 때 부터 "65세 때 은퇴할 것"이라고 말해 온 것으로 전해진다.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는 "회장님이 자본시장을 떠나서 전혀 다른 일을 하면서 인생 2모작을 시작할 준비를 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후 박 회장은 대주주 자격으로 이사회에 참여할 뿐 회사 경영은 전문 경영인들에게 맡길 것으로 예상된다.
대학 때부터 주식투자를 해온 박 회장은 1986년 동양증권에 입사했고, 1988년에는 한신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32세 때 전국 최연소 지점장을 맡았다.
1997년 6월 미래에셋벤처캐피탈을 창업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4년간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증권과 미래에셋생명보험 등 38개의 계열사를 거느린 대기업으로 성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은 자산규모 19조3천억원으로 대기업서열 20위를 차지하고 있다.
박회장은 현재 미래에셋증권 홍콩법인 회장,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투자전략가 직함을 갖고 있으면서 5명의 부회장에게 각 계열사 경영을 위임하고 있다.
미래에셋 고위 관계자는 "지난 25년간 미래에셋이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성장해 왔고, 고객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다"며 "앞으로의 25년을 잘 준비하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회장님이 생각하고 계시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래에셋은 최근 박 회장의 이러한 생각이 담긴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3일 69년생인 최창훈 미래에셋 자산운용 대표이사와 68년생인 김응석 미래에셋벤처투자 대표이사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창업맴버인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이 61년생,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이 62년생인 것을 감안하면 신규 승진 부회장들은 약 7년이 젊어진 셈이다.
각 계열사 부분 대표에도 과감한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미래에셋증권 파생무문 대표에는 81년생 김연추 대표가 발탁됐고, 미래에셋자산운용 해외부동산부문 대표에 78년생 신동철 대표가, ETF부문 대표에는 77년생 김남기 대표가 전무 대표이사로 승진했다.
창업 맴버인 정상기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부회장과 하만덕 미래에셋생명 부회장,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고문으로 물러났다.
이제 창업 맴버로는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수석부회장과 조웅기 미래에셋증권 부회장, 최경주 미래에셋자산운용 부회장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미래에셋은 과감한 세대교체를 이어가기 위해 `대표이사 정년제` 도입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 회장은 최근 인사에 대한 배경 등을 설명하기 위해 지난 8일 미래에셋그룹 이사회 주요인사들을 만나 서울 모처에서 식사를 하면서 이같은 의견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