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 쌍십일 100조 매출…중국 축제 분위기는 사라져

입력 2021-11-12 08:24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업체 알리바바가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11·11 쇼핑 축제(雙11·쌍십일) 기간 100조원에 육박하는 사상 최대 거래액 기록을 세웠지만 성장세가 급속히 꺾였다.
중국 IT 산업이 `규제의 시대`에 접어든 가운데 처음 맞는 쌍십일 행사에서 알리바바를 비롯한 온라인 쇼핑몰들은 마케팅을 최대한 자제하는 등 극도로 몸을 사려 예년 쌍십일 축제 때의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12일 신경보(新京報) 등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알리바바는 올해 쌍십일 행사 기간 자사 플랫폼에서 이뤄진 거래액이 5천403억 위안(약 99조9천억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는 2009년 11월 11일 알리바바가 처음 쌍십일 쇼핑 축제를 시작하고 나서 최대 수준이지만 매년 지속되던 폭발적인 성장세는 급속히 꺾였다.

작년 대비 성장률은 8.4%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의 85.6%보다 급감한 수치다.
알리바바의 쌍십일 쇼핑 축제 거래액은 2017년 1천682억 위안, 2018년 2천135억 위안, 2019년 2천684억 위안, 2020년 4천982억 위안을 기록하는 등 급성장을 이어왔다.
업계에서는 쌍십일 거래액 성장세의 급속한 둔화가 알리바바 등 중국 대형 IT 업체들을 둘러싼 규제 환경의 변화와 관련이 깊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공산당은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 반대`를 빅테크 규제의 주요 명분으로 내걸며 대형 IT 기업들의 양적 확대를 마뜩잖게 바라보고 있어 알리바바가 작년을 넘어서는 거래액 달성에 전력을 다하기 어려운 환경이라는 지적이 많았다.
알리바바는 사세 확장을 상징하는 11·11 쇼핑 축제 매출을 높이기 위해 최근 해외 업체 인수·합병, 행사 기간 연장 등 온갖 수단을 동원해왔는데 올해엔 국정 시책에 맞춰 환경보호 등 지속 가능한 성장을 앞세우고 외형 부풀리기를 위한 `인위적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AFP 통신은 중국 공산당이 `공동 부유`를 추진하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 "공격적인 판매와 무분별한 소비주의 행태는 중국 공산당의 눈에 그것(공동 부유)과 배치되는 것으로 여겨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쇼핑 축제가 공교롭게도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길을 닦는 중국 공산당 제19기 중앙위원회 6차 전체회의(19기 6중 전회) 폐막일과 겹쳤다는 점에서 알리바바 등이 불필요하게 공산당의 눈 밖에 나는 일을 피하려고 행사가 끝나도 거래액을 공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왔다.
알리바바가 올해 행사를 최대한 조용히 치르려고 애쓰는 흔적이 역력했다.
알리바바는 내외신 기자들을 대거 초청해 진행하던 미디어 행사를 취소했고 실시간 매출 정보 공개도 극도로 꺼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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