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사상 최대 규모 경제대책…18세 이하에 103만원

입력 2021-11-19 20:42  


일본 정부가 19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경제를 회복시키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 대책을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이날 저녁 임시 각의를 열고 재정지출 규모가 55조7천엔(약 576조원)에 달하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내각의 첫 경제대책을 결정했다.
재정지출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의 경제대책이라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민간 투자분까지 포함하면 이번 경제대책의 사업 규모는 78조9천억엔(약 816조원)에 달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총리관저 기자단과의 인터뷰에서 "(코로나로) 크게 상처 입은 경제를 회복 궤도로 올려놓고 싶다"며 이번 경제대책이 경기 회복에 초점을 맞추고 있음을 밝혔다.
이번 경제대책은 ▲ 코로나19 확산 방지 ▲ 경제활동 재개와 위기 대비 ▲ 성장과 분배의 선순환을 골자로 한 `새로운 자본주의` 가동 등으로 구성됐다.
구체적으로는 18세 이하 자녀에 1인당 10만엔(약 103만원)(상위 10% 가구 제외)을 지급하는 사업이 포함됐다. 가구에 지급하는 재난지원금 성격인 셈이다. 지원 대상은 약 1천800만명으로, 필요한 예산은 단순 계산으로 1조8천억엔(약 18조5천억원) 규모가 된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중소 사업자에게 최대 250만엔(약 2천585만원)을 지원하고 소득이 적은 주민세 비과세 세대에 별도로 10만엔을 지급하는 사업도 포함됐다.
일본 정부는 또한 한국의 주민등록증 역할을 하는 `마이넘버카드` 보급 확대를 위해 카드를 보유한 사람이나 새로 발급받는 사람에게 최대 2만엔(약 20만원) 상당의 포인트를 부여하기로 했다.
경기 회복을 위해 국내 여행 장려 정책인 `고투 트래블`(Go To Travel)도 내년 초께 재개하기로 했다.
정부가 국내 여행 경비의 최대 절반까지 지원하는 고투 트래블은 작년 7월부터 코로나19로 침체를 겪는 음식·숙박업을 지원하기 위해 시작됐다가 같은 해 감염자가 급증하면서 중단된 바 있다.
고투 트래블이 재개되더라도 여행 경비 할인율과 지원 상한액은 종전 대비 낮아진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했다.
기시다 총리가 분배를 강조하며 임금을 끌어올려야 할 대표 직종으로 꼽고 있는 간호사와 유아를 돌보는 보육사, 개호(돌봄서비스)시설 종사자의 임금을 1~3% 인상하는 방안도 이번 대책에 포함됐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완료한 국민에게 무료 3차 접종(부스터샷)을 하고 코로나19 치료약을 연내 실용화해 정부가 구매하는 예산도 반영됐다.
일본 정부는 이번 경제대책을 위해 31조9천억엔(약 32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기로 했다.
이 같은 추경안 규모는 2021회계연도(2021년 4월~2022년 3월) 일반예산(106조6천97억엔)의 30%에 달한다.
일본 정부는 작년 4월 아베 신조(安倍晋三) 내각 때 재정지출 규모 48조4천억엔(약 501조원)에 달하는 경제대책을 발표한 이후 이번을 포함해 4차례 대규모 코로나19 경제대책을 내놓았다.
작년부터 지금까지 발표된 코로나19 대응 경제대책의 재정지출 규모는 일본 정부의 2021회계연도 일반예산을 넘어선다.
기시다 내각 역시 적극적인 재정 확대 기조를 이어가는 셈이다.
정부가 대규모 경제대책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타격을 받은 일본 경제는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 15일 일본 내각부가 발표한 3분기(7∼9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 분기 대비 0.8%(속보치) 감소했다.
성장률이 지난 1분기 -1.1%에서 2분기 0.4% 플러스로 돌아섰지만,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이다.
올해 여름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최고조에 달한 가운데 전국 곳곳에 유동 인구 억제를 골자로 한 긴급사태가 발령돼 소비가 감소한 것이 성장률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일본 GDP에서 개인 소비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지난해 4.6% 역성장한 일본 경제가 올해에도 회복 추세로 돌아서지 않은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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