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넉 달간 테슬라를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던 `서학 개미`들이 이달 들어 다시 주가 상승에 베팅하며 매수 우위로 전환했다.
`천슬라` 고지에 오른 테슬라가 최근 며칠 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매도 행진으로 급락하자 이를 매수 타이밍으로 보고 뒤늦게 투자에 뛰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21일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11월 들어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식 2억6천424만달러(약 3천133억원)를 순매수했다.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를 19억9천233만달러 매수하고, 17억2천809만달러 매도했다.
아직 11월이 열흘 가까이 남았지만,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서학개미들은 지난 6월 이후 5개월 만에 테슬라 주식 순매수로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는 해외주식 투자 열기가 달아오른 후 `서학개미`들이 많이 사 온 미국 주식 종목이다.
서학개미의 지난 한 해 테슬라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억171만달러(3조5천585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순매수 금액은 지난 1월 9억3천915만달러(약 1조1천134억원)로 최대를 기록한 뒤 2월 3억443만달러, 3월 2억3천198만달러, 4월 1억4천570만달러, 5월 8천80만달러, 6월 1천277만달러로 점차 쪼그라들었다.
급기야 7월에는 2019년 12월 이후 1년 반에 매도 우위(2천696만달러)로 전환해 지난달까지 순매도 흐름을 유지했다.
서학개미들의 매수세 감소는 주가 흐름과 맞물려 있다.
테슬라 주가는 연초 900.4달러까지 올랐으나 이후 테이퍼링 압력에 기술주가 약세를 보이면서 상승세가 꺾였다.
지난 3월 539.49달러로 저점을 찍고 9월까지 500∼700달러대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자 국내 투자자들이 그간 매입해 온 테슬라 주식을 내다 팔기 시작한 것이다.
머스크가 가상화폐 등에 대한 돌발 트윗을 쏟아낸 점도 테슬라 투자 심리를 악화했단 분석이다.
그러다 테슬라가 지난달 중순 이후 실적 호조 및 렌터카 업체 허츠의 전기차 주문 소식에 `천슬라` 고지에 오르며 날개를 달자 이들은 오히려 매도 폭을 키웠다.
주가가 처음 1천달러를 돌파한 지난달 25일(현지시간)에는 순매도 금액이 6천851만달러(약 812억원)에 달했다.
이때까지도 테슬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서학개미들이 `천슬라`를 대거 팔아 치우며 차익 실현에 나선 것이다.
그러던 중 서학개미들이 다시 `매수 우위`로 반전한 것은 테슬라 주가가 이달 들어 반락하면서다.
일론 머스크는 지난 6일 `테슬라 지분 10%를 팔지 결정해달라`는 돌발 트윗을 올린 뒤 실제로 8∼12일 닷새 연속으로 총 69억달러(약 8조1천765억원) 상당의 테슬라 주식을 판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닷새간 주가는 15.44% 급락했다.
고공행진하던 테슬라 주가가 `천슬라` 이상으로 오를지 서학개미들의 고민이 깊어지는 가운데 이를 기회로 보고 서둘러 매수 행렬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 10일 하루 동안에만 테슬라 주식을 1억7천407만달러(약 2천63억원) 가량 순매수했다. 이후 지난 16일까지 일주일 순매수 금액은 3억9천646만달러(약 4천699억원)에 달한다.
한편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대항마`로 꼽히는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루시드 주식도 대거 사들이고 있다.
리비안이 나스닥에 상장한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리비안의 주식을 1억9천169만달러(약 2천272억원)어치 사들여 테슬라에 이어 이 기간 해외 주식 순매수 2위를 기록했다.
지난 10일부터 일주일간 루시드 순매수 금액도 6천868만달러(약 814억원)를 기록해 해외 주식 순매수 금액 5위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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