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장가오리(張高麗·75)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실종설에 휩싸인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彭帥·36)의 근황을 담은 영상과 사진이 이틀 연속 트위터에 공개됐다.
그러나 촬영 시점이 불분명한 해당 사진 등을 두고 진위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글로벌타임스)의 후시진(胡錫進) 편집인은 일요일인 21일(현지시간) 오전 9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펑솨이가 일요일 오전 베이징에서 열린 청소년 테니스대회 결승전 개회식에 모습을 드러냈다. 글로벌타임스의 사진기자가 현장에서 그를 찍었다"는 글과 함께 37초 분량의 관련 영상을 올렸다. 다만 그는 `일요일 오전`이라고 했을 뿐 날짜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후 편집인은 이에 앞서 토요일인 전날 밤 11시께 트위터에 "펑솨이가 코치, 친구들과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는 모습이 찍힌 영상 두 개를 확보했다"며 "영상의 내용은 이들이 베이징 시간으로 토요일에 찍힌 것임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나 이 트윗에서도 `토요일`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날짜를 적시하지는 않았다.
약 1분짜리 영상 속의 한 남자는 펑솨이에게 "내일이 11월 20일이지?"라고 묻자, 펑솨이 옆에 앉은 이가 곧바로 "내일은 21일이다"고 정정했고 이에 펑솨이가 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이 담겼다.
또 다른 약 15초짜리 영상에는 펑솨이가 어딘가로 입장하는 모습이 찍혔다.
홍콩 명보는 21일 "펑솨이가 입장한 식당은 베이징시 시청(西城)구에 있는 이빈(宜賓) 식당으로 톈안먼 광장에서 직선으로 약 1㎞ 떨어져 있다"고 설명했다.
후 편집인은 또 20일 오전에는 트위터를 통해 "지난 며칠간 펑솨이는 집에서 자유롭게 지냈으며 방해받고 싶어하지 않아 했다"면서 "그는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낼 것이며 곧 일부 활동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중국 관영 매체 CGTN의 한 기자가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라며 올린 3장의 사진을 자신의 트위터에도 게재했다.
CGTN 기자가 지난 19일 올린 이들 사진은 펑솨이가 누군가의 방으로 보이는 공간에서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있는 모습을 찍은 것으로, 차림새 등으로 볼 때 같은 날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속 펑솨이는 고양이를 품에 안은 채 웃고 있거나,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판다 인형을 안고 `셀카`를 찍고 있기도 하다.
CGTN 기자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펑솨이의 친구가 내게 이들 사진을 보내줬다"고 입수 경위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펑솨이가 이들 사진을 중국 메신저인 위챗에 올리면서 "좋은 주말"이라고 썼다고 이 기자는 전했다.
후 편집인은 "나는 취재원을 통해 이들 사진이 펑솨이의 실제 근황이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펑솨이의 안전을 둘러싼 의혹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앞서 스티브 사이먼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표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펑솨이의 연락 두절과 관련해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중국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로저 페더러(스위스), 라파엘 나달(스페인),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 오사카 나오미(일본), 세리나 윌리엄스(미국) 등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이 펑솨이의 안전을 우려하거나 피해에 대한 조사를 중국 측에 촉구하는 입장을 앞다퉈 밝혔다.
또 딕 파운드(캐나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도 전날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이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으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펑솨이는 2013년 윔블던, 2014년 프랑스오픈 테니스 대회 여자 복식 우승자로 2014년 복식 세계 랭킹 1위까지 올랐던 선수다.
그는 이달 초 자신의 소셜 미디어를 통해 "장가오리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해서 관계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 전 부총리가 2018년 은퇴 후에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이후 테니스계와 일부 언론에서는 펑솨이와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면서 실종설을 제기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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