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플러스 PICK] 시간입니다.
이지효 기자, 첫 번째 키워드는 `테슬라의 기습인상` 입니다.
<기자>
혹시 테슬라의 중고차 값이 실구매가보다 비싸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최근 반도체 부족으로 신차 출고가 늦어지자,
출시한 지 1년 안팎의 테슬라 중고차는 보조금 혜택을 받은 신차 실구매가보다 웃돈이 붙어서 매물로 나온다고 합니다.
<앵커>
보통 신차도 한달만 타면 가격이 크게 떨어지기 마련인데, 중고차가 오히려 비싸다고요?
<기자>
네, 최근 테슬라가 국내 판매를 중단한 `모델3 롱레인지`의 경우가 대표적인데요.
올해 초 이 차를 보조금을 받아 약 5,000만원에 구매한 한 차주는
"중고차 매입 전문 사이트에 매물을 올렸더니 딜러들이 앞다퉈 6,600만원을 불렀다"는 글을 동호회에 올렸다고 합니다.
<앵커>
어쩌다 중고가 신차보다 비싸졌을까요?
소비자들이 그만큼 많이 찾는다거나 아니면 요즘 공급난이 심해서 그런겁니까?
<기자>
바로 키워드처럼 테슬라의 `기습인상` 정책 때문입니다.
테슬라는 기존 자동차 업체와 완전히 다른 가격 전략을 쓰고 있는데,
차 가격을 사전 공지 없이 불시에 홈페이지에서 바꾸는 식으로 수시로 인상하고 있습니다.
그 탓에 중고차 가격이 출고 당시 신차 가격보다 비싸지는 현상이 생기는 겁니다.
<앵커>
그러니까 업체가 가격을 기습적으로 올리니까 중고가격도 덩달아 뛴다.
이 전략,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은데 샤넬 같은 명품들하고 비슷해 보이네요.
<기자>
네, 맞습니다. 실제로 에.루.샤라고 불리는 명품들은 기습적인 가격 인상으로 악명이 높습니다.
샤넬은 올해에만 공식적으로 4번의 가격 인상을 단행했습니다.
가장 최근은 지난 3일인데 당시 클래식백 스몰 사이즈는 893만원에서 1,052만원으로 17.8%나 올렸습니다.
루이비통 역시 올해 5차례나 가격을 올렸는데 인상폭은 올릴 때마다 최고 12% 안팎을 적용했습니다.
최고급 백으로 유명한 에르메스도 코로나19 이후 3차례 이상 가격을 올렸습니다.
<앵커>
이렇게 기습인상 얘기를 하니까 얼마전에 넷플릭스가 기습적으로 구독료를 올린 것도 생각나는데,
공교롭게도 이런 기습인상의 주인공들이 다 글로벌 기업입니다?
<기자>
대부분 관련 시장에서 상당한 글로벌 주도권을 갖고 있는 기업들인데요.
사실 국내 기업이 갑자기 폭리를 취한다거나 한다면 불매운동으로 번지기도 하고 규제의 역풍을 맞기 일쑤죠.
반대로 이런 글로벌 기업들은 관련 분야에서 독점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데다,
`한국이 아니어도 장사할 곳이 많다`는 생각 때문에 가격 인상을 하는 데 주저함이 없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앵커>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불편한 일이긴 한데 그럼에도 또 매수를 계속하잖아요.
명품매수 행렬도 그간 여러번 폭리지적이 있었지만, 여전히 끊이질 않는 걸로 보여요.
<기자>
그래서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한 일이긴 합니다만, 투자의 관점에서는 오히려 이런 기업들을 주목하라는 의견들도 나옵니다.
실제 KB증권에서 얼마전 내놓은 2022년 미국 주식 포트폴리오를 보면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들을 주목해야 한다라는 조언이 나오는데요.
내년 인플레이션 탓에 기업들 마진이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제품가격을 마음놓고 올릴 수 있는, 시장지배력이 큰 기업들이 주도하는 시장이 될거라는 겁니다.
<앵커>
참 아이러니 한 일입니다.
이런 가격 결정력이 높은 기업은 어디어디가 있을까요?
<기자>
영국 이코노미스트지는 펩시와 힐튼호텔 체인, 스타벅스, 에스티로더 같은 회사들이 가격 결정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또 투자회사 얼라이언스 번스타인에서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사를 비롯해서 미국 석유회사 셰브론, 유럽의 로레알과 지멘스 헬시니어스를 언급했고요.
KB증권 김세환 애널리스트는 시장점유율이 높은 애플과 AMD, 마이크로소프트, 나이키, 치폴레와 엔비디아 같은 기업을 꼽았습니다.
<앵커>
실제로 시장에서 매출이 잘 나는 기업들이 가격 결정력도 높다고 할 수 있겠네요.
금리상승기에 뜬다고 하는 경기민감주 투자 트랜드하고도 잘 맞아 떨어지는 분석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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