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 XC90·랜드로버 디스커버리·지프 랭글러 등 오프로드 감성 높아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해진 날씨지만 캠핑이나 낚시와 같은 레저문화를 즐기기 좋은 계절이 왔다.
캠핑이나 낚시는 한때 `아재들의 문화`로 인식됐지만 코로나19 상황이 확산하면서 소그룹이 함께 즐길 수 있는 비대면 문화로 확대됐다. 그러면서 나 혼자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가족이 함께 즐기는 문화로 점점 바뀌는 추세다. 이런 변화를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자동차 시장이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정숙성과 승차감이 좋은 세단이 큰 인기를 누렸지만, 이제는 큰 짐을 편하게 싣거나 때로는 비포장도로도 무난하게 달릴 수 있는 SUV가 대세가 됐다. 여기에 캠핑이나 낚시 차박과 같은 비대면 레저 문화의 확산은 SUV 차량에 날개를 달아준 셈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갖고 싶어 하는 `레저용 SUV`는 어떤 차일까? 엔카닷컴이 최근 소비자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바탕으로 국산과 수입 레저용 SUV의 1위부터 5위까지 인기 순위를 살펴본다. 이 설문조사는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모두 1,4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 1위 : 제네시스 GV80(국산) / 볼보 XC90(수입)
국산차는 제네시스 GV80, 수입차는 볼보 XC90이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이 두 차량의 가장 큰 특징을 살펴보면 안전에 강점을 둔 차라는 것을 알 수 있다. GV80의 경우 미 프로골프 선수 타이거우즈가 직접 이 차를 운전하다가 심한 전복사고를 겪었는데, 우즈의 상태를 확인한 결과 다리 골절상 정도만 당하고, 심각한 부상을 피하면서 안전한 차로 조명 받았다. 이후 美 고속도로 안전보혐 협회(IIHS)에서 실시한 충돌안전 테스트에서도 가장 높은 등급인 `세이프티 픽 플러스` 등급을 받으면서 객관적인 안전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볼보라는 브랜드는 시작이 철강회사였다. 차체의 강성이 좋아서 외부 충격이나 전복 시 탑승자를 안전하게 보호한다고 알려져 있다. 질 좋은 철강이 차체에 쓰인다는 마케팅도 중요했겠지만, 실제 안전성에 대한 검증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볼보코리아 측에 따르면 국내에서 XC90을 포함한 볼보 차량의 교통사고 가운데 운전자나 탑승자가 사망한 경우는 단 한 건도 없었다. `안전의 대명사`라는 이미지는 여전히 유효하다.
특히, 두 차는 모두 5~7인승의 패밀리 SUV로서 가족들이 함께 타기에도 여유로운 공간을 확보했다는 점도 강점이다. GV80을 선택한 응답자들은 `고급스러운 디자인 감성`과 `럭셔리 캠핑, 골프 활동에 적합한 차`를 이유로 꼽았다. 18.41%의 선택을 받은 볼보 XC90은 대다수의 응답자들이 압도적으로 `안전성`을 선택 이유로 답했다.
□ 2위 : 기아 카니발(국산) / 랜드로버 디스커버리(수입)
기아 카니발은 `다자녀 가구의 필수템`이라고 할 정도로 넓은 실내공간이 장점이다. 5미터가 넘는 전장에 뒷문은 슬라이딩 도어 형태로 돼있어 운전석 보다는 승객석의 편안함과 공간에 더 신경 썼다. 하지만 최근에 출시된 신형 카니발은 여성 운전자도 조작이 수월하도록 안전 편의 사양을 탑재해 MPV 형태의 강점을 극대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설문조사에서도 넓은 실내 및 적재 공간이라는 강점을 지닌 기아 카니발이 18.75%의 득표율로 2위를 차지했다.
랜드로버 디스커버리는 영국 오프로드의 대표주자였다. 최근에는 이를 대체할 만한 브랜드와 모델이 많아졌지만 과거에는 군용이나 사파리 주행과 같은 오프로드 전담 차량이었다. 이러한 이미지를 바탕으로 여전히 디스커버리는 오프로드 강자 타이틀을 거머쥐고 있는 듯하다. 여기에 고급스러움까지 더하면서 럭셔리 오프로드 스타일을 완성했다. 이런 이유를 바탕으로 랜드로버 디스커버리가 15.64%를 얻어 2위를 차지했다.
□ 3위 : 현대차 팰리세이드(국산) / BMW X5(수입)
현대차 팰리세이드 역시 넓은 실내 공간과 뛰어난 성능을 바탕으로 꾸준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전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팰리세이드에 자녀를 태우고 직접 운전하는 모습이 언론에 공개되면서, `재벌·회장이 모는 차`로 주목받기도 했다. 다만 디자인에서는 호불호가 나뉘는 편이지만 편안하고 안정적으로 중 장거리 주행을 한다는 점은 긍정적인 평가가 주를 이룬다. 참고로 북미시장에는 팰리세이드와 플랫폼을 공유하는 기아 텔루라이드가 더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BMW X5는 수입 중형 SUV의 포문을 연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국내 수입차 시장은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세단이 주를 이루고 있었지만, 수려한 디자인과 세단의 편안함, 높은 차체, 넓은 공간 등을 내세운 BMW X5가 등장하면서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X5 1세대 모델이 나올 때만 해도 SUV라는 용어 자체가 제대로 정립되지 않았던 시기였다. 화물차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대중의 인식을 한층 고급화하고, 패밀리 SUV의 시작을 알린 모델이 BMW X5였다고 생각한다. 특히 젊은 층이 선호하는 차라는 점에서 브랜드의 미래를 밝히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도 2030세대에게 많은 표를 받아 15.43%의 득표율로 수입차 3위를 차지했다.
그 외 국산 브랜드에서는 쉐보레 트래버스(8.44%), 기아 쏘렌토(6.30%)가 각각 4위와 5위에 올랐고, 수입차 4위는 14.19%의 표를 얻은 지프 랭글러가, 5위는 벤츠 GLE가 차지했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