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기존 금융권, 빅테크 할 것 없이 금융이력이 부족한 신파일러 확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데요.
먼저 전민정 기자가 신파일러가 무엇인지, 또 금융권이 새로운 고객층으로 주목하게 된 배경에 대해 먼저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신 파일러(Thin Filer)`라고 들어보셨나요.
용어 그대로 해석해보자면 `얇은 서류뭉치`죠. 즉 신용카드 사용 내역, 대출 실적과 같은 금융 거래가 거의 없어 관련 서류가 얇은 금융 고객을 뜻합니다.
주로 사회초년생과 주부, 노인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데요.
이들은 신용카드 발급이나 대출에 제약이 있어 금융권이 관심이 없을 듯도 한데, 최근 은행 등 기존 금융사들은 물론, 빅테크의 새로운 고객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합니다. 왜일까요.
바로 핀테크 기술 고도화로 대출이나 카드실적 없이도 신용도를 측정할 수 있게 됐기 때문입니다.
나이스평가정보는 최근 2년간 신용카드 사용실적이 없고, 3년 동안 대출이 없는 이들을 금융이력 부족자로 분류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 금융이력 부족자로 분류된 이들은 1,280만명으로, 신용등급을 매길 수 있는 국민 4,730만여명 중 4분의 1이 넘습니다.
다시 말해, 국민 4명 중 1명은 신파일러라 할 수 있죠.
이들은 신용등급을 줄 근거가 없기에 통상 중간 수준 신용등급인 4·5등급(신용점수 700~800점)을 부여받습니다.
잇따른 대출규제로 고신용자 대출 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금융당국은 중·저신용자 대출은 고강도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했죠.
이 점도 금융권이 중신용자에 해당되는 신파일러 고객층 잡기에 열을 올리는 배경 중 하나입니다.
특히 디지털 경제 확산에 따라 배달라이더와 같은 긱워커가 늘어나면서 시중은행들은 고객 설문과 급여 데이터 분석을 통해 재직·소득 확인이 어려웠던 단기·비정규직 고객들을 대상으로 신용대출 상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습니다.
또 인터넷은행들은 쇼핑, SNS, 결제정보 등을 활용해 중저신용자나 신파일러를 판단할 수 있는 빅데이터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핀테크 기업들의 경우는 어떨까요. 네이버파이낸셜·토스·카카오페이 등은 신용이 낮은 사람들도 신용거래를 할 수 있는 `BNPL(Buy Now Pay Later)`, 선구매 후결제 서비스를 내세워 신파일러 고객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미국(어펌), 스웨덴(클라르나), 호주(에프터페이) 등 해외에선 결제 한도가 높고 분할 납부가 가능해 이미 BNPL 서비스가 활발하다고 합니다.
금융사각지대에 놓인 숨은 고객 확보와 금융소외계층을 끌어안는 `포용금융` 실현. 이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면 신파일러 시장은 금융권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음은 분명해 보입니다.
한국경제TV 전민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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