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의 심층 분석을 들여다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는 스팩을 통해 상장한 기업들을 정조준하고 있습니다. 현지 시각 6일, CNBC 헤드라인입니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루시드와 `트럼프 스팩`이 나란히 미국 규제당국의 조사에 직면한 걸 알 수 있습니다. 루시드는 처칠 캐피탈과의 합병 관련 내용으로 소환장을 받았고 트럼프의 DWAC도 합병 전 거래 관련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 받았습니다.
이 두 회사 외에도 니콜라, 로즈타운모터스, 카누, 워크호스 등 스팩 상장을 거쳤던 기업들이 줄줄이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조사 이유는 회사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모두 정보가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결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증권거래위원회가 스팩 회사들을 정조준하고 있다는 건 당국과 의회 차원에서 준비 중인 스팩 규제안이 곧 추진될 것이라는 걸 의미하기도 합니다.
SPAC이란 무엇인가?
SPAC. 즉 `기업인수목적회사`는 실체가 없는 서류상의 회사로 기업 인수를 목적으로 합니다. 공개모집을 통해 자금을 모아 상장한 뒤 비상장 기업을 합병하는 구조입니다. 따라서 스팩 상장은 일종의 우회상장으로도 알려져 있습니다.
스팩 합병이 어떤 문제점을 가지고 있기에 증권거래위원회가 이렇게 스팩을 규제하려 하는 걸까요.
SPAC vs. IPO
먼저 스팩 상장과 전통적인 IPO를 비교하면 스팩 상장이 IPO보다 실적 면에서 뒤처지기 때문입니다. 2018년 이후 상장한 기업들의 실적을 비교해보면 전통적인 IPO를 통해 상장한 기업은 평균적으로 61% 상승했지만 스팩 상장 기업은 11%밖에 상승하지 못했습니다.
또, 스팩 상장의 구조적인 문제도 원인 중 하나입니다. 스팩 상장은 전통적인 IPO 상장보다 상장 조건이 낮아 잘못된 정보를 걸러내기가 어렵기로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준비가 안 된 기업들이 상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해당 기업들은 결국 실제 실적이 부진하다 보니 초기 주주들이 쉽게 주식을 매각하고, 이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의 신뢰도에 해를 가한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많은 유명인이 단순히 스팩 홍보용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이미 올해 초 증권거래위원회는 이의 위험성을 경고한 바 있습니다.
SPAC 상장 주요주 상장 후 주가흐름
스팩 상장의 불확실성은 해당 기업의 변동성에도 영향을 줍니다. 앞서 언급한 기업들의 주가 흐름을 살펴보면 관련 소식에 쉽게 주가가 급등하고 급락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루시드는 상장 후 테슬라 대항마로 여겨지며 급상승하기도 했습니다. 상승세를 유지하다 한 때 자동차 업계 시총 3위인 포드를 앞지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망이 실제보다 부풀려졌다는 논란이 일자 주가가 내림세로 전환하기도 했습니다. 또, 앞서 언급한 증권거래위원회 조사 소식 이후에는 현지 시각 6일 장 초반 19% 가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니콜라도 루시드와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습니다. 상장 직후인 2020년 6월, 상승 기대감에 급등하던 주가는 기술 사기설이 불거지며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그 후 증권거래위원회의 조사 소식과 창업자 트레버 밀턴의 기소 소식에 낙폭을 키웠습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미 상장을 마치고 합병할 비상장 기업을 찾고 있는 스팩 회사가 500개라는 점도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한국경제TV 제작1부 정연국 PD
ykje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