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시행되고 있는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멈추고, 일시적으로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행해야 한다는 의료계 성명이 나왔다.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13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유행 급증에 따른 공동 성명서`를 통해 이 같은 주장을 역설했다.
이번 성명을 낸 이유는 최근 코로나19 감염자와 위중증 환자 숫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의료 대응 체계가 감당 불가능한 수준이 됐기 때문이다.
이들은 "정부가 단계적 일상회복의 핵심 지표로 제시한 중환자 병상가동률도 수도권 90%에 도달하여 사실 상 포화 상태"라며 "현장의 의료대응 및 방역역량은 빠르게 소진되고 있으며, 일선 의료와 방역인력은 한계로 내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코로나19를 위해 병상이 빠른 속도로 동원되면서 다른 진료에 부가적인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거리두기 완화가 1단계에 집중되며 급격한 확산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학계는 즉시 유행 규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이 시행되지 않는다면 의료체계 대응 역량을 초과, 심각한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 입장이다.
아래는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가 촉구한 대책 내용이다.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성명 일부>
1. 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비상조치의 조속하고 의미 있는 시행이 필요하다.
의료체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유행에 대한 비상대응계획은 이미 단계적 일상회복 계획에 포함되어 있으며 국민과의 약속이다. 단계적 일상회복은 방역과 일상의 균형점을 찾는 과정으로 어느 한 방향으로만 추진될 수 없으며, 지금은 의료체계의 대응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멈춤이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긴급 멈춤을 통해 유행 증가속도를 억제하고 확진자와 중환자 규모를 줄일 수 있는 의미 있는 대책을 추진하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한다. 사회적 거리두기를 일시적으로 강력히 시행하고 이로 인한 피해가 예상되는 소상공인과 자영업자에게 적극적인 보상을 실시하여 국민적 참여를 이끌어 내야한다.
2. 백신 접종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확보하고 속도를 높이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백신 접종은 여전히 코로나19에 대응의 가장 중요한 보호 수단이다. 감염 전파 차단 효과나 방어력의 지속 기간 등이 기대에 완전히 부합하지 않는다고 하여 그 가치가 평가절하 되는 것은 위험하다. 유행의 급격한 확산 시기에 고령자와 기저질환자 등 고위험군에겐 특히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틀림없다. 따라서 정부는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시간에 따른 2회 접종 효과의 감소, 변이바이러스 등장 등에 따른 국민적 우려를 불식시키고,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 백신 접종의 효과와 이상반응에 대한 정보를 투명하고 지속적으로 공개하는 한편 시민들이 걱정하는 목소리를 경청하며 진실되게 소통하려는 노력이 절실하다.
3.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전략 수립과 지속가능한 대응 역량 확보가 시급하다.
코로나19 유행은 향후 수년간 국민의 삶에 영향을 줄 것이며, 지금의 유행이 일시적으로 통제된다 하더라도 언제든지 국민의 일상을 위협할 수 있다. 코로나19 유행 대응은 매우 역동적인 특성을 지니며, 정부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는 새로운 전략을 적시에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장기적인 전망 아래 지속 가능성의 가치를 중심에 두고 의료대응 및 방역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정확한 현장 정보와 과학적 근거에 따라 판단할 수 있는 전문가들이 보다 체계적인 틀 안에서 정부 정책 수립에 참여하는 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코로나19 범유행 속에서 국민과 현장 의료진은 최선을 다해 위기 극복에 동참해왔다. 이러한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의 신속하고 적극적인 대응이 시급하다. 대한감염학회, 대한항균요법학회,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정부 정책 수립과 실행을 최선을 다해 도우며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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