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평 아파트 5천만원"…5만채 사들인 외국인

입력 2021-12-15 09:43   수정 2021-12-15 10:18

리라화 폭락에 터키 부동산 매입한 외국인 급증


터키 리라화가 사상 최저치로 폭락하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싸진 부동산에 눈독을 들인 글로벌 `줍줍족`이 터키에 몰리고 있다고 로이터, dpa 통신이 보도했다.

14일(현지시간) 터키 통계청(TurkStat)에 따르면 지난 달 외국인의 터키 주택 매입 건수는 사상 최고치인 7천36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50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적별로는 이란인이 터키 부동산을 가장 많이 취득했고, 이라크, 러시아, 독일 구입자가 뒤를 이은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외국인들은 터키에서 5만 채가 넘는 아파트를 사들였는데, 이는 작년 동기에 비해 약 40 증가한 수준이다.

외국인 줍줍족들이 가장 선호하는 도시는 이스탄불이고, 지중해변의 휴양 도시인 안탈리아, 수도 앙카라 순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터키 부동산 시장에 몰리는 것은 터키 리라화가 폭락해 달러 등 경화의 가치가 올라 과거보다 훨씬 적은 돈으로도 주택 구입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지난 13일 리라화는 사상 최저치인 1달러당 14.99리라까지 급락했다. 올해 초 1달러당 7리라 초중반에 거래되던 것을 고려하면 리라화 가치가 반 토막이 난 셈이다.

현지 부동산 사이트인 진가트에 따르면 현재 이스탄불에서 아파트 100㎡의 평균가는 63만 리라(4만3천867달러·약 5천만원)에 불과하다.

코누트데르 주택개발투자협회의 알탄 엘마스 회장은 올해 들어 11월까지 주택 매입으로 인한 외화 유입이 예상을 뛰어넘는 약 85억 달러(약 10조원)에 달했다고 로이터에 밝혔다.

그는 "올해 말까지 이 금액은 100억 달러(약 11조8천억원)에 달할 것"이라며 "외국인의 부동산 구매가 (정부의) 새로운 경제 계획의 최대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경제 전문가들은 수출 촉진을 위해 저금리 정책을 고수하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정책으로 인해 리라화 가치가 앞으로 더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고금리가 고물가를 유발한다는 생소한 주장을 펴며 경제학자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금리 인하를 밀어 붙이고 있다. 일반적으로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내리면 시중 통화량이 증가해 물가가 상승하고 외화 대비 자국 통화의 가치가 하락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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