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연시를 앞두고 주요 식료품과 공산품 가격이 줄줄이 오르고 있다.
17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산물 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16일 기준 달걀 한 판(30개·특란) 평균 소매가격은 6천401원을 기록했다. 1년 전보다 14.6% 올랐다.
5천 원대를 간신히 유지하던 달걀 가격은 이달 9일 6천93원을 기록하면서 다시 6천 원대를 넘었다. 이후에도 상승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AI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서민 먹거리인 치킨과 햄버거 가격도 올랐다.
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교촌치킨이 지난달 가격을 올린 데 이어 bhc도 이달 20일부터 치킨 메뉴를 비롯한 일부 제품의 권장소비자가격을 1천∼2천 원 인상할 예정이다. bhc의 치킨 가격 인상은 8년 만이다.
대표 메뉴인 `해바라기 후라이드`는 1만5천 원에서 1만7천 원으로, `뿌링클 콤보` `골드킹 콤보` 등 콤보류와 `레드킹 윙` `맛초킹 윙` 등 윙류는 1만8천 원에서 2만 원으로 값이 오른다.
햄버거 프랜차이즈 롯데리아도 이달 1일부터 주요 제품 판매가격을 평균 4.1% 올렸다. 3천900원이던 불고기버거 가격은 4천100원이 됐다. 업계에서는 맥도날드와 버거킹도 조만간 인상 대열에 합류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1∼2인 가구가 식사 대용으로 애용하는 편의점 죽 가격도 내년 1월부터 오른다.
죽 시장 1위인 동원F&B는 GS25와 CU 등 주요 편의점에 공급하는 양반죽 12개 상품의 가격을 내년 1월 1일부터 15%가량 인상한다고 최근 통지했다.
이에 따라 양반야채큰죽, 양반전복큰죽, 양반쇠고기큰죽(404g) 등의 소비자 판매가는 4천500원에서 5천200원으로 오를 전망이다. 동원F&B가 편의점 죽 가격을 인상하는 것은 약 3년 만이다.
코카콜라도 내년 1월 1일부터 `코카콜라 오리지날`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평균 5.7% 인상하기로 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코카콜라 250㎖ 제품은 1천500원에서 1천600원으로, 500㎖는 2천100원에서 2천200원으로, 1.5ℓ는 3천600원에서 3천800원으로 각각 오른다.
자동차 등 공산품과 공공요금 가격도 들썩이고 있다. 원유와 철강, 구리, 코발트, 니켈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큰 폭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은 16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글로벌 공급병목 현상 등의 영향으로 자동차 등 내구재 가격 오름폭이 올해보다 내년에 더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좀처럼 오르지 않던 보일러 가격도 올랐다.
경동나비엔은 이달 1일부터 가정용 가스보일러 가격을 평균 10% 인상했고, 15일부터는 귀뚜라미, 내년 1월부터는 린나이도 최대 6만 원 인상된 가격으로 보일러를 대리점에 공급한다. 보일러 가격 인상은 8년 만이다.
그동안 가격 인상에 소극적이던 보일러 업계가 인상에 나선 것은 주요 자재인 구리, 스테인리스, 철 등 원자재 가격이 올해 들어 20∼30% 오른 데다 물류비 상승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도시가스와 전기 요금도 불안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가스공사는 국제 유가 상승 등을 반영해 내년 초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을 10% 안팎 인상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기획재정부가 제동을 걸고 나선 상황이다.
기재부는 가정용 도시가스 요금이 오르면 생활물가에 직결되는 만큼 인상에 부정적이지만 산자부는 원가를 반영한 요금 현실화가 절실하다는 입장이다.
국제 액화천연가스(LNG) 현물 가격은 연초 저점 대비 7배 이상 올라 도시가스 요금 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는 도시가스와 전기요금 인상을 둘러싼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거쳐 이달 20일께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미 크게 오른 천연가스 가격이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 간 힘겨루기로 계속 불안한 상태이고, 중국이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공장 가동을 중단시키면서 공급망 불안까지 심화하고 있어 인위적으로 물가 상승세를 억누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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