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가 시행 중인 가운데 본인 인증 과정의 허점을 노린 증명서 부정 사용이 우려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백신 미접종자가 본인 명의가 아닌 휴대전화를 사용하거나 관련 화면을 캡처하는 사례가 최근 잇따르고 있으나 이를 관리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최근 부산에서는 이와 관련한 사례가 있었다.
부산 동래구에서 10년 가까이 고깃집을 운영 중인 A씨는 방역패스 시행 이틀째인 지난 14일 오후 7시께 출입자 관리를 하다 뭔가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당시 A씨는 30대 남성이 4명인 단체손님을 맞아 질병관리청의 코로나19 예방접종 인증앱 `쿠브`(COOV) 등으로 백신접종 여부를 확인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1명을 상대로 쿠브 앱에 적힌 이름을 확인했는데 이후 나머지 일행 3명이 해당 손님을 부르는 이름이 달랐다.
A씨는 "직원 1명이 급하게 휴가를 내는 바람에 카운터에 앉아 출입자 확인을 전담했다"며 "앱에 뜬 이름과 일행이 부르는 이름이 다른 게 너무 이상해 캐물으니 본인 휴대전화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님은 개인 사정으로 가족의 휴대전화를 가져왔고, 2차까지 백신을 다 맞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들여보내 달라고 우겼다.
A씨는 "타인 명의 휴대전화를 사용할 상황이면 동사무소에서 확인증이라도 발급받으면 된다고 안내했지만 막무가내였다"며 "행여나 잘못되면 영업에 큰 지장이 있을 수도 있어 해당 예약 자체를 취소했다"고 말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는 이런 허점이 더러 소개되고 있다.
접종 완료 증명서 화면 캡처는 물론 이를 대신하는 PCR 음성 확인 문자도 공유해 방역패스로 이용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인이 아닌 가족 등의 네이버 아이디로 로그인해 인증하는 것도 속수무책이다.
음식점 등에서 방역패스를 확인하면서 신분증도 함께 확인하는 게 원칙이지만, 업주들은 손님에게 신분증 제출까지 요구하는 게 큰 부담이라고 입을 모은다.
자칫 해당 동선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접촉자 파악 등 방역당국의 역학조사에 지장을 줄 수도 있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접종 증명서를 부정한 방법으로 사용하는 행위는 감염병예방법 등에 따라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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