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보톡스의 숨은 효능..."불안증세 완화"

입력 2021-12-22 09:25   수정 2021-12-22 09:59

미 캘리포니아대 연구진 "보톡스, 불안 증세 진정 효과"



보툴리누스균의 신경독소로 만든 주사제로 얼굴 주름 펴는 데 주로 사용되는 보톡스가 불안 증세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톡스는 얼굴 주름 외에도 편두통, 팔·다리 근육 경련 내지는 경직, 요실금, 다한증(excessive sweating), 경부 통증 완화 등에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 캘리포니아대학 약학 대학의 로벤 아바기얀 교수 연구팀은 주사한 치료 부위가 어느 곳이든 보톡스가 환자의 불안 증세를 가라앉히는 또 다른 효과가 있는 것 같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고 영국의 일간 데일리 메일 인터넷판이 21일 보도했다.

연구팀은 1천300만 명의 각종 약물 부작용 사례 신고를 수집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부작용 신고 시스템(FEARS: Adverse Effect Reporting System) 데이터베이스 중에서 여러 가지 이유로 보톡스 주사를 맞은 약 4만 명의 자료를 뽑아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학 알고리즘을 이용, 보톡스 치료를 받은 환자와 받지 않은 환자 사이에 통계학적으로 두드러진 차이가 나는 부분이 있는지를 살펴봤다.

그 결과 얼굴 근육(얼굴 주름), 얼굴과 머리 근육(편두통), 하지 근육(하지 경련과 경직), 목 근육(사경: 斜傾) 등 4개 부위에 보톡스를 맞은 환자는 보톡스를 맞지 않은 환자보다 불안 증세 신고율이 22~72%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경(torcicollis)은 목 근육이 뒤틀려 목이 돌아간 경우를 말한다.

보톡스 주사 부위는 이 밖에 4곳이 더 있었으나 통계학적 신뢰를 얻기엔 자료가 너무 부족해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연구팀은 또 불안장애 치료에도 흔히 사용되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는 환자의 부작용 신고 자료도 분석 대상에서 제외했다.

같은 연구팀은 이번 연구에 사용한 똑 같은 자료를 이용해 보톡스 주사가 우울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연구 논문을 작년에 발표하기도 했다.

보톡스 추사가 어떻게 불안 증세를 가라앉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보톡스 독소가 중추신경계의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로 들어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보톡스 주사를 맞은 신경근 접합부(neuromuscular junction)가 뇌와 직접 교신(communicate)할 수도 있다.

또 얼굴 주름, 편두통, 근육 경련, 다한증, 요실금 등 만성적인 불안을 유발할 수 있는 문제들이 보톡스 주사로 해소된 만큼 불안 증세가 진정됐을 수도 있다.

보톡스 주사도 부작용이 있다. 통증, 주사 부위 부종 또는 멍, 눈꺼풀 처짐, 안구 건조가 나타날 수 있다.

이 연구 결과는 영국의 과학 전문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 최신호에 실렸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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