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중국 신장자치구 위구르족 인권 문제를 이유로 모든 신장 관련 상품의 수입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위구르족 강제노동 금지법`에 서명했다.
이번 법안 도입이 미국의 대중 압박 방식에 일대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실질적으로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이미 위구르족 인권 문제와 관련해 신장의 핵심 수출품인 면화와 태양광 발전 패널 원료인 폴리실리콘 수출을 규제하는 개별 제재를 가한 바 있다.
전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 신장 면화와 토마토 제품의 수입을 금지했다. 당시 제재의 초점은 세계 생산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신장 면화에 맞춰졌다. 중국은 인도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면화를 많이 생산하는 나라다.
이어 지난 6월 바이든 정부는 위구르족 강제노동을 이유로 신장에 있는 기업인 허성(合盛·Hoshine)이 제조한 폴리실리콘을 사용한 태양광 패널의 수입을 금지했다.
그러나 이번 법안은 특정 대상이 아닌 신장 상품 전체를 원칙적 수입 금지 대상으로 잡았다는 점에서 제재의 효과가 전보다 강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새 법 도입이 특히 폴리실리콘 업계와 패션 등 면화 관련 산업에 큰 영향을 주면서 관련 업계의 공급망이 흔들리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워싱턴 싱크탱크인 피터슨국제연구소(PIIE)는 보고서에서 "이 법은 (중국의) 조직적인 위구르족 및 다른 소수민족 탄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건설적인 움직임"이라며 "그 영향으로 세계 면화 및 태양광 시장에 파문이 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 그중에서도 특히 신장 지역은 세계 생산량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폴리실리콘의 만들 정도로 태양광 산업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절대적이다.
폴리실리콘 시정 정보 업체인 베른로이터리서치에 따르면 태양광 발전용 폴리실리콘의 45%가 신장 지역에서 만들어진다.
청정에너지 산업 조사 기관인 블룸버그NEF에 따르면, 세계에서 5대 폴리실리콘 공장 중 4개가 신장 지역에 있다.
업계에서는 세계에서 유통되는 거의 모든 태양광 발전 패널에서 중국산 폴리실리콘이 조금이라도 포함되지 않은 사례를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아울러 미국은 이미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신장 면화 및 관련 제품 수입을 전면 금지했지만 이번 법 시행을 계기로 미국 관세국경보호청이 공급망 전반에 걸친 수입 규제를 강화할 수 있어 향후 의류 등 관련 산업에 끼칠 실질적 파급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신장 강제노동 금지법`은 신장에서 최종적으로 생산된 제품만 수입을 금지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생산 과정에서 신장의 원료, 반제품, 노동력을 `부분적으로` 활용한 제품도 수입 금지 대상으로 규정한다.
미국 반도체 업체 인텔이 지난 5월 발간한 사회책임 보고서에서부터 협력사에 신장과 관련한 어떤 노동력과 상품도 쓰지 말라는 입장을 공식화한 것도 미국의 규제 환경 변화에 대비한 것으로 향후 미국 시장을 중요하게 여기는 세계 모든 기업이 이런 행보를 따라갈 가능성이 크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관련법 제정 동향을 다룬 기사에서 "새 법을 계기로 신장 면화와 토마토에 관한 앞선 미국의 수입 금지령이 태양광 패널에서 장난감, 티셔츠 이르기까지 이 지역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되는 모든 제품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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