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셋값 4~5억 올랐는데...8월부터 대란 불가피

입력 2021-12-26 07:36   수정 2021-12-26 07:47

전셋값 급등했지만 강화된 전세대출 규제

새 임대차법 시행 2년이 지나는 내년 8월 이후 늘어난 전세대출 수요 대비 가계부채 총량규제 탓에 대출 여건이 순탄치 않아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11월 말 현재 은행권 전세대출 잔액은 160조원으로, 2016년 말(36조원) 대비 124조원(344%) 증가했다.

올해 들어 늘어난 가계대출의 39%를 전세대출이 차지할 정도로 전세대출은 가계부채 증가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문제는 내년 하반기 이후 전세대출 수요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의 시행 2년 차가 내년 7월 말에 돌아오기 때문이다.

임대차법에 따라 임차인은 전세 기간 만료 시 계약 기간을 2년 연장할 수 있고, 계약 갱신 시 임대료 인상률은 5% 이내로 제한된다. 다만,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는 한 차례만 할 수 있다. 지난해 8월 이후 계약갱신청구권을 이미 행사한 전세 세입자는 갱신계약 만료 후 시세에 맞춰 보증금을 올려줘야만 하는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다.

기존 계약을 갱신한 임차인이 시세 대비 저렴한 전세를 살고 있었던 점을 고려하면 갱신 기간 만료 이후 같은 집에서 살기 위해 올려줘야 하는 전셋값은 수억원에 달할 수 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서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은 11월 기준 약 6억3천224만원으로, 임대차법 시행 전인 작년 7월(4억6천458만원) 대비 1억6천766만원 올랐다. 작년 8월 계약갱신권을 사용한 가구가 첫 전세계약을 맺었을 시점인 2018년 8월(4억3천419만원)과 비교하면 1억9천805만원이나 상승했다.

서울 강남구의 경우 작년 7월 이후 아파트 평균 전셋값이 7억8천530만원에서 11억6천285만원으로 3억7천755만원이나 올랐고, 2018년 8월(7억3천825만원)과 비교해선 4억2천460만원 급등했다.

4년 새 보증금 상승 폭이 워낙 크다 보니 결국 갱신계약 만료 가구들로선 은행 대출 창구 문을 두드릴 수밖에 없을 전망이다.

전세보증금 상승과 별개로 전세대출 수요가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대출자(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정에서 전세대출이 빠진 점이 수요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차주 입장에선 총대출한도를 늘리기 위해 DSR에 들어가는 다른 대출 수단보다 전세대출을 최대한 활용하려 할 유인이 큰 대목이다.

대출 수요 급증이 예상되는 반면 대출 공급 여건은 올해보다 더 빠듯하다.

대출 총량규제에 전세대출이 다시 포함되는 데다 금융당국이 내년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더욱 강도 높게 주문했기 때문이다.

내년도 은행들의 가계대출 증가율 관리 목표는 4.5% 안팎으로, 이는 대출 규제가 강했던 올해의 연간 목표치(5%)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전세보증금 상승분보다 전세대출 잔액 증가 폭이 더 크다는 점을 근거로 전세대출도 가계대출 총량 한도 내에서 엄격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나아가 금융위원회는 내년도 업무계획에서 전세대출 공적보증 과잉의존을 축소하겠다고 밝혀 전세대출 문턱이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보증기관 의존도를 낮출 경우 결국 대출한도 축소나 대출 거절,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우려가 있다.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대출 금리는 연 3.5∼4.3% 수준으로, 최근 몇 달 새 급등했다.

다만, 전세대출을 조이면 서민층 세입자가 큰 충격을 받는 만큼 결국 정책당국이 실수요자 보호를 위해 규제 예외 적용 방안을 내놓을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다른 관계자는 "총량규제에서 전세대출을 다시 빼준다면 유연성이 생길 수 있겠지만 현재로선 어떤 가이드라인도 없다"며 "일단 가봐야 상황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ddehg@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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