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세훈 서울시장의 부동산 정책 중 가장 강력한 한 수라고 할 수 있죠.
신속통합기획 재개발 사업지 21곳을 선정하고 사업 추진을 본격화 했습니다.
정비사업을 통한 대규모 공급의 발판이 마련된 건데요.
자세한 내용 부동산부 임동진 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오늘 발표된 사업지 중에 눈여겨 볼 만한 곳이 있다면 어디가 있을까요?
<기자>
일단 가장 면적이 넓은 곳은 노원구 상계5동 일대 지역입니다. 19만 제곱미터 규모로, 축구장 27개를 합친 크기인데요.
면적이 가장 작은 도봉구 쌍문동 사업지와 비교하면 19배 넓이입니다. 4호선 상계역 역세권이기도 하고, 대규모 단지가 기대되는 만큼 관심도가 높습니다.
또 은평구 불광동, 서대문구 홍은동, 금천구 시흥동 일대의 경우 과거 정비구역에서 해제됐었는데 이번에 신속통합기획으로 다시 개발을 추진키로 했고요.
종로구 창신동과 숭인동, 동작구 상도동 등 도시재생지역 후보지 4곳도 포함됐습니다.
<앵커>
신속통합기획으로 서울에 어느 정도 공급을 예상해 볼 수 있을까요?
<기자>
이번에 선정한 재개발 사업지 21곳을 통해 서울시는 2만 5천 가구의 공급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매년 비슷한 규모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인 만큼 오세훈 시장이 재선에 성공하고 큰 변수가 없다면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을 통해서만 13만 가구 내외의 공급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신속통합기획 재건축까지 합치면 임기 동안 20만 가구 이상 공급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됩니다.
앞서 오세훈 시장은 2025년 까지 재개발과 재건축으로 24만 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요.
실제 추진에 힘이 실리고 있는 겁니다.
국토부도 마찬가지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필요한 각종 심의를 통합하기로 하고 내년에 처음으로 민간 사전청약을 서울도심에서 실시키로 하는 등 공급 확대에 정부와 시 모두 속도를 내는 모습입니다.
사실 2015년 이후 신규 재개발 구역 지정이 한 건도 없었는데요.
이번 대책이 서울시 정비사업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앵커>
공급을 늘려서 집값을 안정시킨다는 것은 물론 긍정적이지만 그 과정에서 단기적으로 집값이 오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죠?
<기자>
맞습니다. 현재 주간 단위 서울 집값 상승폭이 점점 축소되는 상황인데요.
은평구의 경우에는 19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집값이 꺾였다. 이런 분석이 나오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앞서 신속통합기획 재건축을 추진 중인 단지들의 경우 신고가가 속속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1,000가구 이상 대단지 가운데 가장 먼저 신속통합기획을 신청한 단지죠.
대치동 한보미도맨션 128㎡의 경우 지난 8월 36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난달 8일에는 41억4,000만원에 매매되며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은마아파트도 76㎡가 지난달 24일 26억3,500만원에 거래되면서 지난 8월 24억2,000만원이었던 최고가를 갈아치웠습니다.
따라서 이번에 재개발 사업지로 선정된 곳 역시 해당 지역과 주변의 집값 상승 우려가 나옵니다.
이와 관련해 부동산114 여경희 수석연구원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 서울의 주택공급이 확대되면서 장기적으로 집값 안정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만 개발호재가 가격에 반영되면서 단기 호가 상승 가능성이 있고요. 이주수요가 특정시기에 몰릴 경우에는 전세시장이 불안해질 우려도 있기 때문에 사업 진행상황에 대한 세심한 조정도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재개발, 재건축이 활성화되면 아무래도 투기 세력이 몰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서울시는 어떤 대책을 마련했습니까?
<기자>
서울시는 투기수요를 막기위해 후보지로 선정된 21곳을 즉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 공고하고 내년 1월2일부터 발효합니다.
권리산정기준일은 공모 공고일인 지난 9월23일로 지정했고요. 내년 1월 중으로는 건축허가 제한 절차도 추진할 예정입니다.
또한 이번에 떨어진 구역과, 앞으로 공모를 신청하는 구역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건축허가 제한 역시 이번에 선정된 구역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는데요.
내년 1월28일을 권리산정기준일로 지정, 고시할 예정입니다.
재개발 구역에서는 입주권을 많이 받기 위해 필지를 분할하거나 기존 주택을 부수고 세대수를 늘려 빌라를 짓는 지분쪼개기가 많이 이뤄지는데요.
권리산정기준일 이후에 지분쪼개기를 한다면 분양권을 인정받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단독주택 한 채를 권리산정 기준일 이후 빌라 다섯 세대로 신축했다면, 입주권은 한 개만 나오고 나머지 세대는 현금청산만 받은 채 집을 비워줘야 합니다.
다만 이번 공모 미선정구역과 다음 공모시 신청구역의 권리산정기준일은 후보지로 선정되지 않을 경우 2023년 말까지만 적용할 예정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번에 응모에서 떨어진 지역들은 어떻게 됩니까?
<기자>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에 지원했다가 탈락한 지역들은 내년에 있을 공모에 다시 신청할 수 있고요. 당장은 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개발 사업의 2차 후보지 공모에 참여할 수 있습니다.
이에 따라 많은 지역들이 공공재개발을 신청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공공재개발 사업 후보지 2차 공모를 이달 말부터 내년 2월 말까지 진행하고, 4월 중 후보지를 선정할 계획입니다.
공공재개발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공이 정비사업에 참여해 낙후지의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도심 내 주택공급을 촉진하는 사업입니다.
용적률 상향, 인·허가 간소화, 분양가 상한제 적용 제외 등 각종 인센티브를 지원합니다.
<앵커>
대선 후보들은 물론 정부, 서울시도 공급 확대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시장에선 획기적으로 공급을 늘리려면 규제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요?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강남 등에서의 공급을 위해서는 재개발·재건축 층수와 용적률 규제 완화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역시 250만호 공약의 한 축으로 정비사업 규제 완화를 내세우고 있는데요.
특히 재건축의 경우 안전진단,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분양가 상한제 등 각종 규제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시장의 계속적인 요구에도 정부는 선을 긋고 있는 상황인데요.
27일 정부는 민간 공급 활성화 방안을 내놨지만 규제는 그대로 놔둬 알맹이 빠진 대책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습니다.
<앵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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