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11시 CJ성남터미널서 집회
창원·성남 등 일부지역 배송차질
장기화할 경우 연말 택배 대란 우려
국내 택배업계 점유율 1위 CJ대한통운 택배노조가 과로사 방지를 위한 사회적 합의 이행을 촉구하며 오늘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 올들어서만 네 번째 파업인데, 장기화할 경우 연말 택배 대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택배노조는 이날 오전 11시 CJ대한통운 성남터미널을 비롯한 전국 각지 택배터미널에서 출정식을 갖고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다.
CJ대한통운은 국내 택배시장에서 점유율 48%를 차지하는 1위 업체로, 택배노조는 이번 총파업에 따라 하루 평균 50만 건의 택배 배송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창원과 경기 성남, 울산 등 노조 가입률이 높은 지역을 중심으로 일부 배송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2만여명 중 노조원은 2500여 명. 이 중 쟁의권이 있는 노조원은 1700여 명으로 이중 1650여 명이 이번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더해 쟁의권이 없는 노조원과 비노조원도 간접적으로 총파업에 참여해, 전체 택배기사의 15% 안팎이 총파업에 참여한 것으로 택배노조는 추산했다.
택배노조는 "CJ대한통운이 택배노동자 과로사 문제를 돈벌이에 이용하고 있다"면서 "기업 고객을 대상으로 지난 4월 박스 당 170원의 택배비를 인상하고 내년 중 100원을 인상하면 결과적으로 회사 측이 3000억원이 넘는 초과 이윤을 얻는데 이를 공정하게 분배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이에 CJ대한통운은 "통상 수수료 배분 방식에 따라 택배요금 인상분의 절반이 이미 택배기사들에 수수료로 배분된다"며 "오히려 택배노조가 정상적인 경영활동을 방해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택배비가 오르면 그만큼 택배 기사의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라 회사측이 일방적으로 인상분을 영업이익으로 챙길 수 없다는 것이다. 정해진 급지 수수료율에 따라 본사는 대리점에 비용을 지급하고 대리점은 여기서 일정 비율로 택배 기사에게 수수료를 지불하는데 택배비 인상분도 비율대로 나눠갖게 된단 설명이다.
이번 총파업으로 전국적인 `배송대란`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창원과 경기 성남, 울산 등 일부 지역에서 배송차질이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은 파업 상황을 파악한 뒤 송장 출력 제한이나 직고용 배송 기사 파견 등으로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일부 쇼핑몰들은 고객들에게 파업에 따른 배송 지연 가능성을 공지하거나 임시로 우체국 등 다른 택배사로 물량을 돌리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파업이 장기화하면 연말 성수기인 만큼 다른 지역까지 연쇄 차질 가능성도 있다. 이에 한국경영자총협회는 "택배노조가 특정 개별기업을 빌미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하고 있다"며 "국민 생활과 국가 경제에 피해를 불러올 명분 없는 파업을 철회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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