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 중국 인민은행장이 헝다(에버그란데)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와 관련해 당국의 적극적 관여 속에서 위험이 질서 있게 해소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행장은 28일 공개된 관영 신화통신과 인터뷰에서 "특정 부동산 기업의 문제가 나타난 이후 관계 부처와 지방 정부가 이미 적극적인 조처에 나서 안정적이고 적절하게 위험을 해소하고 있다"며 "주민과 부동산 기업의 정상적 융자 수요를 충족시켜 시장 전망도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여기서 거론된 `특정 기업`은 360조원대 빚을 짊어진 가운데 공식 디폴트 상태에 빠진 헝다를 가리킨다.
그는 "특정 부동산 기업이 스스로 경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맹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등의 이유로 위험이 초래됐다"면서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시장경제에서 발생한 사건은 시장화, 법치화 원칙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 주요 주주와 해당 지방 당국의 책임하에 안정적이고 적절하게 각종 위험을 해소해 광범위한 대중의 근본 이익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지난 9일 공개 토론회 연설에서도 헝다 사태 해결이 `시장화·법치화 원칙`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를 두고 중국 정부가 헝다 사태와 관련해 직접 구제에 나서지 않고 향후 시장 원리에 따라 채무·구조조정 절차가 진행되면서 중국 안팎의 신용채 보유자들이 가장 큰 손실을 떠안게 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됐다.
이 행장은 헝다 사태가 자국 부동산 업계 전반과 금융 시스템에 위험을 줄 가능성은 작다고 평가했다.
그는 "현재 우리나라의 금융 시스템은 전체적으로 안정을 유지하고 있다"며 "금융 위험은 전체적으로 통제가 가능한 상태"라고 말했다.
헝다는 지난 3일 밤 기습 공시를 통해 디폴트를 예고했다. 이후 지난 6일까지 반드시 지급했어야 할 달러 채권 이자 8천250만 달러(약 977억원)를 내지 못해 결국 디폴트 사태가 현실화했다.
업계에서는 당국이 먼저 헝다의 정확한 자산과 부채 규모를 가리는 정밀 실사 작업을 진행한 뒤 본격적인 채무·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월 말 기준으로 헝다의 총부채는 1조9천665억 위안(약 365조원)에 달하며 이 중 역외에서 발행된 달러 채권 규모는 192억 달러(약 22조7천억원)가량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이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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