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물 대신 이산화탄소(CO₂)를 활용해 옷을 세탁할 수 있는 상업용 `무수(無水)세탁기` 개발에 나선다.
국내에선 엄격한 안전 관련 규제에 막혀 상용화가 사실상 불가능한 기술이었지만, 산업통상자원부가 30일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통해 `CO₂세탁기 시범운전`을 허용하면서 개발에 속도를 낼 수 있게 됐다.
무수세탁기는 물을 사용하지 않고 액체 상태의 CO₂를 순환시켜 의류를 세탁하는 제품으로, `CO₂세탁기`로도 불린다. 세탁기 내부에서 기체 상태의 CO₂를 냉각·압축해 액체 상태로 만들고 이를 물 대신 사용하는 방식이다.
세탁을 마친 뒤에는 이산화탄소를 다시 기화시켜 수집하고 다음 세탁에 다시 활용하게 된다.
이산화탄소의 점도와 표면장력을 이용해 세제나 물, 기름 없이도 오염을 제거할 수 있고, 기존 상업용 세탁기나 기름을 사용하는 드라이클리닝 제품과 달리 폐수와 배기가스가 없어 친환경 기술로 주목받는다.
스웨덴 가전기업 일렉트로룩스를 비롯해 해외에선 무수세탁기 상용화 사례가 있지만, 국내에서는 규제에 막혀 제품 상용화에 어려움이 있었다.
현행 고압가스안전관리법상 CO₂를 압축해 액화하기 위해선 상하좌우 8m 이격, 방호벽 설치 등의 의무를 준수해야 해 상용화가 사실상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부 규제특례심의위원회는 무수 세탁기의 친환경성과 해외에서 이미 상용화된 사례 등을 고려해 LG전자의 실증 특례를 승인했다. 실증 특례는 신제품 시험 및 검증을 위해 현행법상 금지된 행위를 예외적으로 인정해주는 조치다.
LG전자는 무수세탁기를 개발하고 자체 연구소 내에 설치해 2년간 시험 운영할 계획이다. 향후 실증을 통해 안전성이 입증되면 일반 상가 내 세탁소에 설치할 수 있도록 정부에 임시허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가전 업계에서는 LG전자의 무수세탁기 개발이 다른 신(新)가전 성공 사례처럼 대중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고압가스를 압축하는 무수세탁기는 제품 크기가 커 가정용보다 상업용으로 사용될 전망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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