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와 관련 `부실 사과`로 질타를 받았던 HDC 현대산업개발 측이 입찰 참여를 앞둔 재건축 아파트 주민들에게는 `자필사과문`을 보내 도마 위에 올랐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유병규 현대산업개발 대표이사는 전날 경기 안양시 동안구 관양동 현대아파트지구 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자필사과문을 보내 입찰에 계속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지난 15일 관양동 현대아파트 곳곳에 현대산업개발의 입찰 참여를 반대하는 현수막 여러장이 걸리자, 현대산업개발도 "죽을 각오로 다시 뛰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게시하고 자필사과문도 전달했다.
유 대표이사는 사과문에서 "광주 사고 수습을 위해 집중하고 있어 조합원님께 서면으로 먼저 사과 말씀드린다"며 "이러한 중대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회사 안전 관리 및 현장 운영을 전반적으로 재점검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이번 재건축에 대해 "세계적인 구조설계사와 함께 구조적 안정성을 최우선 목표로 했고 명품 설계를 완성했다"며 "1985년 저희가 준공한 관양현대의 제2의 탄생도 맡겨달라"고 강조했다.
유 대표이사의 이날 사과문은 수기 글씨 879자로 종이를 빼곡히 채웠다.
하지만 이날 자필 사과문은 지난 12일 붕괴 사고 현장에서 내놓은 569자 분량의 짧은 입장문과는 대조적이어서 재건축 조합원 커뮤니티에서는 부정적인 반응을, 광주시민들로부터는 분노를 자아냈다.
사과문을 접한 한 주민들은 대형사고를 낸 책임자의 모습이 아니라는 반응이다.
현대산업개발은 사고 직후 광주 사고 현장 실종자 가족들로부터 "대표이사가 지나가다가 우리의 항의에 억지로 `죄송하다. 빨리 수습하겠다`고만 했을 뿐 정식으로 사과 한번 한 적 없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대표이사가 12일 자정이 다 돼서야 광주에 도착했고, 오전 10시 한 장짜리 사과문 발표가 전부였다"며 "언제까지 어처구니없는 건설 현장 참사가 반복돼 시민 생명이 위협받아야 하는지 분노스럽고 답답하다"며 강하게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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