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금융기관에 공급하는 정책자금 금리를 인하했다.
인민은행은 17일 홈페이지 공고를 통해 1년 만기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대출 금리를 기존 2.95%에서 2.85%로 0.1%포인트 인하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이 MLF 금리를 내린 것은 2020년 4월 이후 21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 5천억 위안(약 93조원) 규모의 기존 MLF 대출 만기가 도래한 가운데 인민은행이 7천억 위안의 신규 MLF 대출을 내주면서 금리를 하향 조정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 은행에 자금을 공급해 유동성과 금리를 조절하는 정책 수단이다.MLF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입장에서는 고객에게 대출해 주기 위한 자금의 원가가 낮아지는 효과가 생긴다.
따라서 인민은행은 MLF 금리 조절을 통해 사실상 기준금리 성격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조절할 수 있다.
이번 MLF 금리 하향 조정으로 오는 20일 취합 발표되는 1월 LPR가 따라 내려갈 것으로 기대된다.
아울러 인민은행은 이날 7일물 역RP(역환매조건부채권)를 통해 1천억 위안의 유동성을 시중에 공급하면서 적용 금리를 기존의 2.20%에서 2.10%로 0.1%포인트 내렸다.
역RP는 통화 당국이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발행된 국채나 정부보증채 등을 사들이는 공개시장 조작 중 하나다.
인민은행의 이번 정책 금리 인하는 이날 발표될 작년 4분기 경제성장률이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한 충격이 한창이던 2020년 2분기 이후 최저 수준인 3%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단행됐다는 점에서 시장 안정 조처의 성격이 강한 것으로 평가된다.
세계적 원자재 가격 급등, 공급망 병목 현상 같은 외부 변수에다 부동산, 빅테크(거대 정보기술기업), 교육 등 여러 분야에 걸친 중국 정부의 거친 규제가 더해지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는 급랭하는 추세다.
중국의 분기별 성장률은 기저효과에 힘입어 작년 1분기 18.3%까지 올랐다가 2분기 7.9%, 3분기 4.9%를 기록하면서 하향 곡선이 가팔라졌다.
중국 국무원 싱크탱크인 사회과학원은 중국 성장률이 올해 8.0%를 기록한 뒤 내년 5.3% 안팎으로 내려갈 것으로 최근 내다봤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장기 집권 시대를 열 중대 정치 행사인 올가을 중국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20차 당대회)를 앞두고 중국은 작년 말 정치국 회의와 중앙경제공작회의를 잇따라 열고 `안정 성장`을 최우선 기조로 정하고 경기 급랭의 주된 원인이 된 부동산 규제 완화를 예고한 상태다.
지난달 중국은 지급준비율과 기준금리 성격의 LPR 금리를 각각 한 차례씩 내린 바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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