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법 특수성 고려‥과징금 8천억→962억
국내 해운업계 "행정소송 추진"
과징금 부과 결정에 해수부 "유감"
국내외 23개 해운사가 15년 동안 우리나라와 동남아를 오가는 항로의 운임을 담합한 것과 관련해 96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당초 예상된 8000억 원보다 88%가량 대폭 줄었지만,
해운업계는 “법에 따라 허용된 공동행위였다”며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신선미 기자입니다.
<기자>
제재를 앞두고 해운업계가 반발했지만, 공정위는 법에서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고 과징금 962억원을 부과했습니다.
한국-동남아 해상 노선에서 15년간 120차례에 걸쳐 운임을 담합한 고려해운·흥아라인·HMM(옛 현대상선) 등 12개 국내 선사와 11개 외국 선사가 대상입니다.
이들 선사는 120차례에 걸친 운임담합을 위해 541차례 만났고, 이 외에도 이메일과 카카오톡 등으로 실행 여부를 점검하는 등 수시로 대화를 나눴습니다.
이번 사안의 쟁점은 해운업계도 운임 관련 공동행위 자체는 인정한 만큼, 해운법이 인정하는 범위에서 이뤄졌느냐입니다.
해운법에 따르면 공동행위 30일 이내에 해부수 장관에게 신고하고, 화주단체와 충분히 협의를 하면 담합으로 보지 않습니다.
실제로 선사들은 해수부에 18차례에 걸쳐 운임 인상을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실제 공동행위는 120회 가량 이뤄졌고 내용과 시점도 신고와 차이가 있어 공정위는 담합으로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들 선사가 담합으로 의심받지 않도록 운임인상 금액은 1000원, 시행일은 2~3일 정도 차이를 두는 등 합의 행위를 은폐했다고 봤습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 해운업의 특수성과 중요성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법이 허용하는 범위를 벗어난 반경쟁적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법집행을 하여야 하는 경쟁당국으로서 역할은 변할 수 없습니다.]
다만, 당초 해운업계에서 8000억원대 과징금을 우려하던 것과 달리 해운업 특수성과 `수입 항로`가 과징금 대상서 제외되면서 1000억원 미만으로 줄었습니다.
88% 가량 대폭 줄은 건데, 해운업계는 `공동행위에 대한 무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행정소송에 나선단 방침입니다.
동남아 노선뿐 아니라 한국-일본, 한국-중국 노선에 대한 공동행위에 대해서도 공정위 조사가 남아있는데, 비슷한 기준이 적용되면서 과징금 부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공정위의 해석과 달리 모든 공동행위를 신고할 필요가 없다는 입장인 해양수산부는 이번 과징금 부과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한국경제TV 신선미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