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다음 키워드는 `아이유가 사는 그집` 입니다.
<기자>
네. 최근에 가수 겸 배우 아이유가
서울 강남구 청담동 `에테르노 청담`을 130억원에 분양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됐죠.
평당 분양가가 2억원에 달하며, 가장 저렴한 평형도 120억원에 분양됐다고 하는데요.
그런데 가구수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앵커>
글쎄요.
<기자>
주민은 아이유를 비롯해 딱 29가구뿐이라고 합니다.
값비싼 한강변 부지에 들어서는 이 곳,
높이 올려서 많이 팔지 왜 29가구만 있는지 이 얘기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앵커>
30가구도 아니고 29가구만 있는 이유가 뭡니까?
<기자>
29가구에 딱 맞춘 이유는 `30가구 룰` 때문입니다.
현행 주택법에 따르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 민간택지에서
30채 이상을 일반분양하는 주택은 `분양가상한제` 적용 대상이 됩니다.
규제 대상이 되지 않도록 상한선에서 딱 한 가구 뺀 숫자가 29죠.
분양가상한제 대상이 되면 주택 분양가격이 택지비와 기본형 건축비를 넘을 수 없습니다.
그렇다보니까 고급 자재나 특화 조경, 설계 도입이 어렵죠.
그래서 아이유가 사는 집처럼 한채에 수십억원이 넘는 곳들이 이런 전략을 많이 씁니다.
<앵커>
또 어떤 곳이 있습니까?
<기자>
전국에서 가장 비싸다는 단지인 강남구 청남동의 `PH129`도 29가구로 조성됐는데요.
이곳은 배우 장동건과 고소영 부부가 분양 받았다고 알려진 곳이죠.
배우 전지현이 거주한다고 알려진 강남구 청담동의 `상지리츠빌카일룸`도 15가구로 조성됐습니다.
개발회사는 고급화 전략을 적용하고 규제를 받지 않을 만큼만 가구수를 조정합니다.
<앵커>
분양가 상한제가 가구수에까지 영향을 주는 상황이네요?
<기자>
네. 이 룰은 리모델링 같은 소규모 정비시장에까지 뻗쳤습니다.
현행법상 아파트를 리모델링 하게 되면 기존 가구수보다 15%까지 늘릴 수 있는데도
29가구만 분양하는 단지들이 늘고 있는 건데요.
리모델링도 마찬가지로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가 넘으면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기 때문입니다.
송파구 오금동 아남아파트를 리모델링한 `송파 더 플래티넘`은 최근 29가구만 분양했는데,
역대 분양 최고가 수준인 평당 5,200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했습니다.
이곳은 전 타입이 9억원을 초과해 중도금 대출도 막혔는데,
29가구 모집에 7만 5,382건의 청약이 접수돼 평균 경쟁률이 2,599대 1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그런데 분양가상한제 적용이 안되면 건설사나 조합원들이 좋은 거지,
분양받는 사람은 비싸니까 손해잖아요. 왜 이렇게 몰린 건가요?
<기자>
분양가는 비싸지만 청약통장이나 주택 소유 여부에 상관없이 청약이 가능하고,
전매 제한도 없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실거주 의무도 없어서 계약금 10%와 중도금 20%만 있으면 입주까지 잔금 처리를 미룰 수 있으니
당첨만 되면 전세 보증금으로 잔금을 치를 수도 있습니다.
<앵커>
분양가상한제가 오히려 더 많이 공급하는 걸 제한할 수 있는 꼴이 될 수도 있겠는데,
애초에 30가구 룰이라는 걸 왜 만들었을까요?
<기자>
분양가상한제의 취지가 건설업체들에게 과도한 이익을 남기지 못하게 하자는 취지인데,
이익이 얼마 남지 않은 소규모 주택까지 모두 상한제를 적용해 버리면 아예 사업이 추진될 동력이 사라질 수밖에 없겠죠.
결국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는 얘긴데,
규제의 역설을 개선하기 위한 대안도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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