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부족, 비정상 가격 조사"…삼성·SK 영향 적을 듯

입력 2022-01-26 07:12  




미국 상무부는 25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수급 불일치로 발생한 반도체 칩 부족 현상이 지속할 것이라면서 비정상적인 가격에 대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이번 발표는 반도체 칩 부족이 지속되자 상무부가 작년 11월 150여 곳의 반도체 제조 및 수요 기업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해 현황을 파악하고 대안을 모색한 결과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자료를 제출했다.

상무부는 지난해 반도체 칩 평균 수요가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보다 17% 더 많았다고 한 뒤 "반도체 공급망이 취약하다.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른다"며 수급 불일치가 중대하고 지속적이라고 평가했다.


또 반도체 칩 평균 재고량이 2019년 40일 치에서 지난해에는 5일 치 미만으로 떨어졌고, 핵심 산업의 재고량은 훨씬 더 적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제조 시설이 2∼3주 문을 닫는 등 해외 교란 요인이 발생할 경우 미국 내 제조 시설을 가동하지 못하고 노동자들을 일시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무부는 수급 문제가 향후 6개월 이내에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을 전했다. 최소 올해 하반기까지는 공급난이 이어진다는 예상인 셈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업계 일부 전문가들이 내년까지 특정 품목의 반도체 부족이 계속되고, 현재의 반도체 칩 수요 붐이 2025년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을 전했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를 통해 수급 불일치가 특히 심각한 반도체 제조 공정을 찾아낼 수 있었다면서 이 공정의 병목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업계와 협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향후 몇 주 내에 반도체 제조공정에 특화한 문제 해결을 위해 업계와 접촉할 것이라며 "이런 공정들에서 비정상적으로 가격이 높다는 주장에 관해 들여다볼 것"이라고 조사 방침을 밝혔다.

특히 의료 기기와 자동차에 사용되는 칩, 전력 관리와 이미지 센서, 무선주파수 등에 사용되는 아날로그 칩 부족이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들 분야가 집중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무부는 중개상을 통해 판매된 반도체 칩 가격이 높다는 지적에 따라 이 문제를 조사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상무부는 이번 조사에 응하지 않았거나 포괄적 자료를 제출하지 않은 기업에 대해서도 계속 접촉해 정확한 실상 파악에 나설 방침이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번 조사와 관련해 "우리는 위기 해결 근처에도 있지 못하다"며 "좋은 뉴스가 많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반도체 공급망이 여전히 취약하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 중인 520억 달러의 반도체산업 자금 지원안을 의회가 조속히 통과시킬 것을 촉구했다.

이번 조사와 관련해 삼성과 SK 등 한국의 반도체 제조업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별로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국이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는 공급난이 발생하지 않은 데다 상무부가 파악한 수급 불일치 분야가 비메모리 쪽이어서 한국 기업은 이번 반도체 수급난의 논란에서 비켜나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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