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이후 부진한 성적으로 2부투어로 돌아갔다 2015년 PGA에 복귀한 루크 리스트(미국)가 데뷔 9년만에 첫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리스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토리파인스 골프클럽 남코스(파72)에서 열린 PGA투어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했다.
그가 PGA투어에서 206번째 치른 대회였다.
아무도 그의 우승을 예상하지 못했다.
그는 공동 선두 그룹에 5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나섰고 챔피언조에는 작년 신인왕 윌 잴러토리스(미국), 파머스 인슈어런스 오픈에서 2번 우승한 세계랭킹 1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버티고 있었다.
세계랭킹 1위이자 토리파인스에서 유난히 강한 욘 람(스페인)이 1타차 공동3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토리파인스 남코스는 몹시 어렵다. 전장이 길고 페어웨이는 좁고, 그린은 단단하고 빠르다. 깊고 질긴 러프에 빠지면 여지없이 1타를 잃는다. 60대 타수는 치기가 쉽지 않다.
리스트는 3∼6번 홀에서 4연속 버디를 때렸다. 12번 홀(파4)에서 또 버디를 잡아내자 리스트의 이름이 순위표 윗줄에 등장했다.
16번 홀(파3)에서 버디를 잡아내자 잴러토리스와 공동선두가 됐다.
17번 홀(파3) 3퍼트 보기로 주저앉나 했지만, 18번 홀(파5)에서 그림 같은 웨지 샷으로 버디를 뽑아내 공동선두를 되찾고 경기를 끝냈다.
리스트는 잴러토리스가 포함된 챔피언조가 경기를 끝낼 때까지 2시간을 기다렸다.
연습 그린에서는 주로 1m 안팎 짧은 거리 내리막 퍼트를 연습했다.
잴리토리스가 18번 홀에서 2m 버디 퍼트를 놓쳐 승부는 연장전으로 넘어갔다.
연장전 승패는 세 번째 샷에서 갈렸다. 티샷을 똑같이 벙커에 집어넣어 투온 공략이 어려웠다.
리스트의 세 번째 샷은 홀 뒤쪽에 떨어져 30㎝ 거리에 붙었다.
툭 치면 들어가는 버디 퍼트였다.
먼저 버디로 홀아웃한 리스트는 잴러토리스의 오르막 4m 버디 퍼트는 홀을 살짝 비껴갔다.
그린 밖에서 지켜보던 리스트의 아내와 딸이 뛰어와 리스트와 포옹했다.
그는 "딸이 우승 트로피를 가져오라고 졸랐다. 이 코스에서 우승할 것이라 믿었다 꿈이 이뤄졌다. 연장 가면 꼭 버디를 잡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2018년 혼다 클래식 연장전에서 저스틴 토머스(미국)에게 버디를 얻어맞고 무릎을 꿇었던 아픔도 말끔하게 씻었다.
151만2천 달러의 상금과 2년 투어 카드에다 딱 한번 밟아봤던 마스터스 출전권을 받은 게 특히 기뻤다.
그는 마스터스가 열리는 조지아주 오거스타에서 살고 있다.
리스트는 2004년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준우승자 자격으로 2005년 마스터스에 출전했는데, 프로 선수가 된 뒤에는 마스터스에 한 번도 출전해보지 못했다.
작년 마스터스 준우승, US오픈 6위, PGA 챔피언십 8위 등 메이저대회에서 빛난 덕에 신인왕을 받았던 잴러토리스는 생애 첫 우승 기회를 허무하게 놓쳤다.
그는 5번, 6번 연속 버디로 단독 선두에 올랐지만 7번 홀 이후 12개 홀 연속 파 행진으로 1타도 줄이지 못한 게 역전패의 빌미가 됐다. 특히 4라운드 18번 홀(파4)에서 `깻잎 한 장` 차이로 빗나간 버디 퍼트가 아쉬웠다.
잴러토리스는 "오늘 난 잘 싸웠다. (우승 퍼트가 될 뻔했던) 18번 홀 버디 퍼트는 들어간 줄 알았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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