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 차세대중형위성 2호 하반기 발사 예정
영상분석 전문업체 '메이사' 지분 20% 투자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산업인 `뉴스페이스`가 최근 국내 산업에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우주산업은 가장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하기 때문에 쉽게 진입할 수 없는 분야다. 대신 진입한 이후에는 경쟁자 없는 탄탄대로를 달리게 된다. 이미 스페이스X나 버진갤러틱과 같은 미국 기업들은 우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밑작업을 대부분 다진 상태다.
그렇다면 국내 기업은 우주 산업을 위해 어느 정도 수준까지 도달했을까?
이번 [방산인사이드] 시간에는 우주산업 기술을 적극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한국항공우주산업(주)(이하 KAI)를 취재하고, 국내 뉴스페이스 산업의 현황과 기업 비전을 살펴본다.
Q1. 세계적으로 뉴스페이스, 민간주도 우주산업화가 화두다. 뉴스페이스가 주목받는 배경과 현재 국내 민간주도 산업화 현황은?
스페이스X, 버진갤러틱 등 민간 기업들이 혁신적인 기술과 원가경쟁력을 앞세워 시장 판도를 변화시키며 민간주도 뉴스페이스가 주목받고 있다. 이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그동안 정부 주도로 추진하던 우주개발사업을 민간으로 이전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 첫 사업이 KAI가 참여하고 있는 차세대중형위성 사업이다. 차세대중형위성 1호는 공동설계 형태로 항우연으로부터 기술이전을 받고 2호부터는 KAI가 설계, 제작, 시험까지 전체를 총괄하고 있다. 차세대중형위성 개발로 표준화된 위성 플랫폼을 확보하고 다양한 탑재체를 적용하면 국내 수요는 물론 수출시장 확대가 가능해진다. 위성표준 플랫폼 적용은 효율적 위성개발과 비용 절감의 핵심요소로 차세대중형위성이 우주산업화의 초석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Q2. KAI 우주사업에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 개발도 빼놓을 수 없는데 지난해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받은 누리호의 개발 과정과 향후 계획은?
KAI는 한국형발사체 누리호의 체계총조립과 1단 추진제탱크인 산화제탱크와 연료탱크를 제작하고, 75톤 엔진 4개 클러스터링을 담당한다. 특히, 1단 추진제 탱크 개발을 위해 직경 3.5m, 길이 10m 크기의 탱크 제작을 위한 롤벤딩, 스피닝, 대형 용접장비와 X-Ray 검사실, 내압시험실, 청정실을 갖춘 1,300평 규모의 전용 공장을 구축했다. 현재 고흥 나로우주센터에서 누리호 비행모델(Flight Model) 2호의 발사를 위한 총조립 업무를 수행하고 있으며, 1단 추진제탱크는 3호기까지 납품을 완료했다. 지난해 누리호 발사를 두고 미완의 성공이라는 평가를 하지만 첫 비행시험에서 대단한 성과와 경험을 축적했다고 생각한다. 원인으로 분석된 3단 산화제 탱크의 문제만 보완한다면 누리호 2호의 발사 성공 가능성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
Q3. KAI가 금년에 중점적으로 추진할 우주분야 사업은?
먼저, KAI가 민간기업 최초로 주관한 차세대중형위성 2호가 카자흐스탄 발사장에서 올해 하반기 발사 예정이며 차세대중형위성 2단계 사업인 3호, 4호, 5호 위성 설계와 군 정찰위성 1호기의 조립과 시험이 진행됐다. 또한, 지난해 절반의 성과로 평가받은 누리호의 2차 발사가 추진될 예정이다. 특히, 올해는 국내 최대 위성개발 사업인 4조원 규모의 ‘한국형 항법위성(KPS) 사업’과 軍 ‘초소형 군집위성 사업’, ‘한국형발사체 고도화사업(반복발사)’ 등 굵직한 우주사업 입찰이 예정되어 있다. 이 3가지 사업들을 반드시 수주하는 것이 올해 최대 목표이다.
Q4. 금년이 우주산업 발전의 매우 중요한 해가 될 것 같은데 대형 사업 수주를 위한 KAI만의 경쟁력이나 강점은?
KAI는 지난 30년 간 국가 위성개발 프로젝트 전반에 참여한 경험과 민간 최초 위성개발 주관, 누리호 총조립 주관 등 우주사업 체계종합 기술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기업이다. 훈련기, 전투기 헬기 등 다양한 항공기의 체계종합 경험을 보유한 3,000명 규모의 항공기 설계인력과 유기적 협업 관계를 구축하고 있는 것도 KAI만의 큰 자산이다. 대형 추진제 탱크 개발 당시에도 항공기 설계인력들의 노하우를 기반으로 상호 협업을 통해 성공적으로 개발해 낼 수 있었다. 또한, KAI는 2018년 국내 최대 민간 우주센터 구축을 추진하여 위성의 설계, 제작, 시험 전과정을 One Site에서 가능한 첨단 시설과 1단 추진제 탱크 전용 공장을 확보하고 있고 발사체 총조립공장 구축도 계획 중이다. 위성의 체계종합과 발사체의 총조립 분야는 항공기의 체계 종합기술과 더불어 KAI가 국내에서 독보적이며 개발, 제작, 시험 인프라와 전문인력 보유 측면에서도 국내에서는 비교 대상이 없다고 자부한다.
Q5. 지난해 KAI가 위성서비스 사업 진출을 위한 지분 투자를 진행했는데 향후, 우주 서비스 산업의 전망과 구체적인 방향은?
세계 우주산업 규모는 2020년 500조 원 수준에서 2040년 1,200조 원으로 급성장이 전망되며, 위성 영상, 발사서비스 등 우주 서비스 분야는 300조 원 이상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9월 국내 영상분석 전문업체인 ‘메이사’ 지분 20% 투자를 통해 서비스 사업으로 확대하기 위한 첫발을 내딛었다. ‘메이사’는 2D로 촬영된 영상을 3D로 전환하는‘3D Reconstruction 엔진’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강소기업이다. 이 기술이 위성 영상과 이미지에 적용되면 항구의 선박 이동량에 따른 물동량, 산림자원 및 병충해 정보, 곡물 작황, 유류저장량 분석 등 다양한 산업의 고객 니즈에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해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통해 단순 이미지, 영상 판매가 아닌 빅데이터 기반 분석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차원이 다른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발사체 위성발사 서비스 역량을 확보하고 2030년부터는 민간주도의 상용 우주발사체 제작과 위성 발사서비스 시장에도 진입할 계획이다. KAI의 강점인 위성, 발사체 제조를 중심으로 발사 서비스, 위성 영상 분석 서비스 등 우주산업 전반의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사업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Q6. 위성 제작, 영상서비스, 발사 서비스 모두 국내 보다는 해외 수출이 우주산업화의 핵심이라고 생각 되는데 KAI의 수출전략은?
KAI는 항공기 수출 마케팅 노하우와 전세계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동남아, 중동, 남미, 아프리카 등 총 7개국에서 156대의 KAI의 항공기가 운영되고 있고 탁월한 후속지원으로 우호적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기수출국이나 마케팅 대상 국가들은 항공기 뿐만아니라 위성나 영상서비스 같은 우주사업 협력도 희망하고 있다. 항공과 우주사업의 마케팅 대상국이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 KAI는 차세대중형위성과 영상활용 플랫폼을 기반으로 현재 항공기 수출과 연계한 패키지 수출을 추진 중으로 빠른 시일내 좋은 성과를 보여드릴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Q7.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우주사업의 실적이 가시화 되는 시점은?
그동안 국내 우주사업이 정부 주도의 R&D로 추진되면서 기업의 실적 반영은 미미한 수준이었던 것은 사실이다. KAI의 우주사업 매출은 2016년에서 2018년까지 약 300억 원 규모로 전체 매출의 1%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2019년 민간주도 사업인 차세대 중형위성 사업이 본격 추진되면서 2021년 전체 매출의 4% 수준으로 4배 이상 성장했다. 향후, 정부의 우주사업 민간이전 정책과 차세대중형위성 양산, 수출이 가속화 될 경우 2026년까지 7,000억 원 수준으로 급성장이 예상된다.
Q8. 우주산업 전문가로서 뉴스페이스 시대 준비를 위해 고민해야 할 점은?
뉴스페이스 시대 민간주도의 우주산업화를 위해서는 우리가 걸어온 항공산업의 역사를 뒤돌아볼 필요가 있다. 1980년대 후반 미래 성장산업으로 주목받으면서 대기업들이 항공산업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우후죽순식으로 사업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국내 제한된 사업 환경속에서 중복 투자와 출혈경쟁, 기술축적 등 다양한 한계에 봉착해 결국 대기업들의 항공사업부가 통합된 KAI가 탄생한 것이다. 현재, 우주산업도 미래산업으로 주목받으며 국내 다양한 기업들이 우주사업에 뛰어들고 있어 항공산업과 동일한 문제가 우려된다. 다행히도 그동안 정부주도의 우주사업이 추진되면서 지난 20여 년간 기업들이 각자의 전문 분야에 참여해 왔고 각각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뉴스페이스 시작하는 단계에서 출혈 경쟁보다는 체계종합, 엔진, 탑재체, 보기류 등 각 기업들의 전문분야를 강화는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항공산업과 우주산업은 궤를 같이하고 있어 항공산업의 성공 경험을 기반으로 우주산업도 성공적으로 육성해야 할 것이다.
한국경제TV 증권부 송민화 기자
mhsong@wowtv.co.kr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