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릭 가세티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시장이 코로나19에 따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알려져 비난이 일자 궁색한 해명을 내놓았다.
3일(현지시간) CNN 방송과 LA 타임스 등에 따르면 가세티 시장(사진 왼쪽 끝)은 지난달 30일 LA 소파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풋볼(NFL) 경기에 참석해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기념사진을 찍었다.
NFL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할 팀을 가리는 이 경기에선 LA 램스와 샌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가 맞붙었고, 가세티 시장 등 캘리포니아주 주요 정치인과 유명 인사들이 경기를 관람했다.
민주당 소속 가세티 시장과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 런던 브리드 샌프란시스코 시장은 마스크를 벗고 미국프로농구(NBA) `전설` 매직 존슨과 함께 잇따라 사진을 찍었고, 트위터에 이 사진들이 공개되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LA 카운티는 대규모 경기장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소파이 스타디움에도 이런 방역 지침이 적용된다.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가세티 시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경기 내내 마스크를 썼고 사람들이 사진을 찍자고 요청했을 때는 (마스크를 벗고) 숨을 참았다"며 "그렇게 하면 전염 가능성은 0%"라고 주장했다.
뉴섬 주지사도 "존슨과 사진을 찍다 보니 품위를 지키기 위해 잠시 마스크를 벗었다"고 해명했다.
이어 실수를 뜻하는 단어 `미스테이크`(mistake)를 말하려다가 생각을 바꾼 듯 `미스`까지만 입을 뗀 뒤 말을 멈췄고 `노마스크` 논란에 사과하지 않았다.
앞서 뉴섬 주지사는 2020년 코로나 봉쇄령 당시 방역 수칙을 어기고 고급식당에서 열린 로비스트 생일파티에 참석했다가 입방아에 올랐다.
이 사건은 지난해 그의 정치 경력에 위기를 초래했던 주민소환 투표의 도화선이 됐다.
가세티 시장과 뉴섬 주지사가 어설픈 해명을 내놓자 방역 지침에 이중잣대를 적용한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CNN 편집장 크리스 실리자는 논평 기사에서 "뉴섬 주지사는 고급식당에서 마스크 없이 밥을 먹다가 구설에 올랐고 브리드 시장은 작년 9월 실내 콘서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 비판을 받았다"며 "가세티 시장도 이제 `숨을 참았다`는 말로, 이 창피한 클럽에 가입했다"고 질타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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