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쩐'의 대이동…LG엔솔, 55만원 '성큼' [박해린의 뉴스&마켓]

박해린 기자

입력 2022-02-07 17:21   수정 2022-02-07 17:21

    <앵커>
    박해린 증권부 기자와 함께 하는 뉴스&마켓 시간입니다.
    박 기자, 오늘 시장 상황 먼저 짚어보죠.
    <기자>
    네, 오늘 양 시장 모두 부진한 하루를 보냈습니다.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5포인트 밀려 2,740선을 기록했고,
    지난 금요일 가까스로 900선을 재탈환했던 코스닥 지수는 오늘 다시 900선을 아슬아슬하게 내어줬습니다.
    수급을 살펴보면, 유가증권시장에선 기관의 매도세가, 코스닥 시장에선 외국인의 매도세가 거센 것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개인은 양 시장에서 기관과 외국인이 던진 매물을 받았습니다.
    <앵커>
    회복하나 싶더니 다시 부진한 모습이군요.
    <기자>
    네, 때문에 오늘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5개 종목 중에서 빨간 불이 켜진 종목은 단 하나, LG에너지솔루션뿐이었습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오늘 지수가 부진한 가운데서도 8% 넘게 상승하며 54만8,000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상장 이후 가장 높은 금액이고, 공모가 30만원 기준 약 82% 상승한 수준입니다.
    <앵커>
    많은 분들이 너무 빨리 판 것 같다고 아쉬움을 토로하더라고요.
    박 기자, 오늘과 같은 장에서도 이렇게 큰 상승세를 보여준 이유가 뭡니까?
    <기자>
    기관의 매집입니다.
    기관이 오늘 유가증권시장에서만 8천억원 넘게 순매도하는 가운데서도 LG에너지솔루션에는 대규모로 자금을 넣었는데요.
    업계에선 LG엔솔을 향한 기관의 매수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NH투자증권은 오늘 보고서를 통해 LG엔솔을 담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전체 패시브 자금 규모를 약 2조원으로 추산했습니다.
    보시다시피 이달 9일을 시작으로 14일 장 마감 후에는 MSCI 글로벌스탠다드지수에, 다음달 11일에는 코스피200 등 국내외 주요 지수에 편입되면서 대규모 패시브 자금이 유입될 전망입니다.
    <앵커>
    주가가 승승장구하고 있는 이유가 있군요.
    증권업계에선 목표주가를 어느 정도로 보고 있습니까?
    <기자>
    현대차증권이 64만원을 제시하며 가장 긍정적으로 주가 상승을 점치고 있고요.
    한국투자증권은 60만원, 유진투자증권은 52만원, 삼성증권은 44만원 등을 제시했습니다.
    <앵커>
    박 기자, 반대로 기관의 대규모 자금 출회가 우려되는 종목들도 있다고요.
    <기자>
    네, 이달에 보호예수가 풀리는 종목들입니다.
    대표적으로는 카카오뱅크와 크래프톤 등이 있습니다.
    보호예수의 개념에 대해서 짧게 설명드리자면, 기관 투자자는 공모주가 수요 예측 과정을 거칠 때 물량을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일정 기간 주식을 의무적으로 보유할 것을 약속합니다.
    따라서 이 기간이 지나면 기관의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올 수 있습니다.
    여기에 보호예수 물량이 풀릴 것을 우려해 먼저 주식을 파는 투자자들까지 더해지기 때문에 보호예수 물량이 풀릴 시기가 되면 투자자들이 긴장하곤 합니다.
    <앵커>
    카뱅과 크래프톤, 언제 물량이 풀리는 겁니까?
    <기자>
    어제(6일) 카카오뱅크의 보호예수 물량이 풀려 오늘 시장에 나왔고 이달 10일 크래프톤도 물량이 해제될 예정입니다.
    특히 크래프톤은 지난 한 달 동안 주가가 약 30% 하락했는데, 이달 10일에는 대규모 물량이 풀릴 예정이라 더욱더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앵커>
    두 종목 모두 이미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진 상황인데 보호예수 물량까지 풀리니 염려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기자>
    그렇지만 마냥 비관적일 필요만은 없습니다.
    카카오뱅크는 오늘 이 물량이 풀렸는데, 보시다시피 오히려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이 들어왔거든요.
    장중 주가는 큰 폭으로 오르다 결국 보합권에서 마감하긴 했지만, 오늘 전체 주식 수의 70%에 달하는 물량이 풀린데도 불구하고 이정도면 주가 하락에 대한 우려에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앵커>
    오버행 우려에 대해선 일부 불식시킨 것 같군요.
    박 기자, 카카오뱅크의 향후 주가 전망은 어떻습니까.
    <기자>
    업계에서도 장기적인 주가 흐름을 판단하는 것은 어렵다고 보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정부 규제가 계속된다고 가정할 경우 당분간은 주가가 약세를 거듭할 수 있고, 대선 이후 새로운 정권이 들어서면 정부의 정책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것이기 때문에 주가를 예측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습니다.
    <앵커>
    증권가에서도 예측이 어렵다고 하는군요.
    <기자>
    네, 이렇게 예측이 불허할 때 그나마 중심을 잡아줄 수 있는 게 실적일 텐데 카뱅의 4분기 실적 전망치 또한 그리 밝지만은 않습니다.
    이달 9일에 실적이 발표될 예정인데요.
    4대 지주를 비롯한 주요 시중은행은 역대급 실적이 예고된 상황인데, 카카오뱅크의 상황은 녹록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키움증권은 카카오뱅크의 지난해 4분기 순이익을 543억원으로 전망했는데, 전 분기와 비교해선 4.4% 증가했지만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전망치인 613억원보단 밑돌 것이라고 예측했습니다.
    가계대출 규제 등으로 그동안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왔던 고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지난해 4분기부터 중단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더해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끌어올렸는데, 이 대출 증가분만큼 대손충당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당기순이익은 감소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앵커>
    전분기 대비해서는 괜찮겠지만 당초 시장 예상치나 여타 금융사들과 비교해서는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는군요.
    박 기자, 그래도 카카오뱅크는 오늘 큰 위기는 넘겼다 싶습니다. 투자자들의 눈은 이제 크래프톤을 향하고 있는데, 어떨까요.
    <기자>
    예측하긴 어렵지만 물량이 나온다고 해서 모두가 팔아치우는 건 아니잖아요?
    사실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오히려 차익실현에 대한 욕구가 크지 않은 상황이고,
    시장에 알려진 것보다 보호예수 물량이 풀리는 규모가 훨씬 적기도 합니다.
    지난 11월 공시된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최대주주 장병규 및 특수 관계인들은 자발적으로 6개월간 의무보유예탁을 추가로 이행한다`고 명시돼 있죠.
    즉 이들은 보호예수기간을 6개월 더 연장해 상장일로부터 1년간 의무보유를 이행하기로 했기 때문에 실제 매각이 가능해지는 물량은 31.66%에서 29%로 낮아집니다.
    여기에 자사주까지 제외하면 NH투자증권은 약 24.47%의 지분이 매물로 출회될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또 신작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 등은 크래프톤이 올해 2개의 신작 발표를 앞두고 있는 만큼 주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신작 얘기를 잠깐 들어볼까요.
    <기자>
    네, 지난해 인수한 언노운월즈가 만든 신작과 스트라이킹 디스턴스 스튜디오가 제작한 칼리스토 프로토콜입니다.
    언노운월즈의 신작은 아직 비밀리에 붙여지고 있습니다.
    다만 글로벌 히트작인 `서브노티카`를 성공한 회사인 만큼 차기작도 성공을 거둘 것이란 예상이 나옵니다.
    크래프톤이 공모가를 밑돌 정도로 주가가 약세를 보였던 건 대표작이 단 하나라는 점에서 리스크가 있었던 건데요.
    업계에선 이 신작이 성공을 거두면 `원 게임 리스크`가 해소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또 오늘 서울옥션블루와 엑스바이블루에 각각 30억원과 50억원의 지분 투자를 단행하고, NFT 프로젝트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혀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습니다.
    <앵커>
    실적은 어떻습니까?
    <기자>
    크래프톤의 4분기 실적 역시 이번주 목요일인 10일에 발표됩니다.
    증권업계에선 지난해 4분기 크래프톤의 매출액과 영업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3%, 133% 증가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신사업 전략 또한 이날 구체화할 것으로 보여 기대감을 모으고 있습니다.
    따라서 의무보유가 해제되는 종목들에 대한 경계감은 갖고 있되 물량이 풀린다고 해서 무조건 주가가 큰 폭으로 빠지는 것은 아니니 너무 크게 걱정하기보다는 실적과 향후 신사업 전략까지 살펴보시고 오히려 매수 기회로 삼는 전략도 유효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앵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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