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대란' 머지플러스 대표 "아마존처럼 적자 버티다 셧다운"

입력 2022-02-08 14:17  


지난해 대규모 환불중단 사태를 초래한 모바일바우처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의 대표 남매 측이 첫 재판에서 사실상 혐의를 부인했다.
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성보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재판에서 사기와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권남희(38) 대표와 권보군(35) 최고전략책임자(CSO) 측 변호인은 무등록 전자금융업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증거기록 복사가 끝나지 않아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전자금융업에 등록할 의무가 없다"고 말했다.
권 대표와 권 CSO의 공소사실 가운데 2020년 1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금융위원회 등록 없이 머지머니를 발행·관리하는 선불전자지급수단 발행 사업을 벌이고, 2020년 6월부터는 `VIP 구독서비스` 이용자를 대상으로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했다는 내용이 있는데, 혐의의 전제 조건을 부인한 것이다.
권씨 남매 측 변호인에 따르면 현장에서 결제되는 지급수단은 머지머니가 아니라 상품권발행사업자이자 중개업체인 콘사의 바코드고, 머지머니는 콘사 상품권으로 바뀌면 소진되는 것이기 때문에 선불전자지급수단이 아니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2021년 8월까지 회사 적자가 누적되고 사업중단 위기에 빠졌지만 총 57만명에게 머지머니 2천521억원어치를 판매한 혐의도 받는다.
이 같은 혐의에 대해서도 변호인은 "3년 넘게 사업이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었는데 2021년 8월 11월 금감원에서 무등록 전자금융 이슈를 크게 제기하면서 갑자기 들어올 돈이 없게 돼 줄 돈이 고갈됐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무등록업자라는 것만 아니면 계속 결제 대금을 지급할 수 있었다는 것인가. `돌려막기`는 언젠가는 무너지는데 수익모델이 무엇인가"라고 심문했다.
변호인은 "처음엔 머지머니 중심으로 하다가 VIP 구독서비스를 만들면서 수익모델을 바꿔 가는 상황이었다"면서 "20%를 할인하기 때문에 당연히 적자가 생기지만, 플랫폼이 점점 커지면 가맹점은 소위 플랫폼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잠김효과가 생기고 수수료율을 올려 20%분을 (벌충) 가능하다는 게 저희 판단이었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아마존 같은 기업도 초기 적자를 감수하면서 버틴다. 우리도 버텨가는 중이었는데 금감원과 일이 꼬이면서 갑자기 회사가 `셧다운`된 케이스"라고 말했다.
이날 카키색 수의를 입고 법정에 출석한 권 CSO는 "외식업 사장님들이 힘든 이유는 물건을 많이 팔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며 "음식을 1만원이 아닌 8천원에 파는 대신 더 많이 파는 게 좋고, 한계수입과 한계비용이 같아지는 환경을 저희가 만들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품권이 원래 잘 안 팔렸는데 가맹점에 잘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앱 내에서 구축해주니 사용자들은 더 빈번히 사용했고, 1만6천명을 자체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1.5배 이상 지출을 늘렸다는 응답자 비율이 70% 이상이었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달 말 피고인 측이 증거기록 복사를 마치고 다음 달 3일 공판을 이어가기로 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khkkim@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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