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의 강력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고급 인력 이탈이 가속하는 가운데, 증권선물위원회(SFC)에서도 지난해 직원의 10% 이상이 퇴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홍콩 SFC는 전날 입법회(의회)에 제출한 예산 보고서에서 지난해 직원의 12%가 퇴사했으며, 이는 전년도의 이직률 5.1%에서 배 이상 뛴 규모라고 밝혔다. 또 가장 심각한 문제는 주니어급 직원의 퇴사로, 약 25%가 그만뒀다고 했다.
SFC는 "인재들이 이민을 하는 가운데 홍콩의 엄격한 코로나19 격리 규정 탓에 해외에서 신규 채용을 하는 게 점점 어려지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융권의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어 민간 부분과 경쟁하기 위해 봉급 인상분 등 더 많은 인건비 예산을 마련해야 했다"며 올해 인건비를 지난해 대비 9.5% 인상한 1억4천50만홍콩달러(약 216억원)로 책정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직원이 많은 홍콩 금융계는 긴 격리 기간과 잦은 여객기 일정 취소 등 엄격한 제로 코로나 정책으로 인력 이탈과 신규 채용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아시아증권산업금융시장협회(ASIFMA)가 작년 10월 주요 회원사 30곳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0%가 홍콩에서 제대로 일하기 어렵다고 답했다. 절반은 인력이나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작년에 홍콩에서 이사급 20명을 잃었으며, 이는 홍콩 전체 인력의 10%에 해당한다.
주홍콩 유럽상공회의소(ECC)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홍콩의 국경 봉쇄가 길어지면 외국기업과 고급인력의 역대 최대 규모 엑소더스가 일어날 것이며, 홍콩은 국제금융허브로서의 지위와 중국 경제에 기여할 잠재력을 모두 잃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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