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투자자 칼 아이컨이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에" 돼지 강제임신을 중단하라"며 경영진 압박에 나섰다.
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아이컨이 최근 맥도날드 이사회에 비공개로 위임장 대결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아이컨은 주주 이익을 끌어올리겠다며 이같은 움직임에 나섰는데, 특히 맥도날드에 돼지 사육 환경을 개선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문제를 삼고 나선 것은 어미돼지를 임신용 우리(gestation crate)라고 불리는 비좁은 쇠틀에 가둬 한평생 임신과 출산, 수유를 반복하도록 강제하는 방식이다.
앞서 맥도날드는 2022년부터는 임신용 우리에서 나온 돼지고기 구매를 중단하겠다고 2012년 약속했는데, 이 과정에서도 아이컨의 입김이 작용했을 수 있다는 게 소식통의 전언이다.
아이컨은 이미 맥도날드 주식을 대거 보유 중이며, 최근 100주를 추가로 사들였다고 WSJ은 전했다. 다만 매입 시점이 언제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아이컨은 월가에서 대기업 최고경영자(CEO)의 사리사욕을 견제하겠다며 경영권 쟁탈전을 벌여온 유명 `기업 사냥꾼`으로, 이같이 사회적 현안을 문제 삼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WSJ은 짚었다.
아이컨은 그간 임신용 우리 퇴출 운동을 벌여온 동물 보호 단체 `휴먼 소사이어티`와 접촉해왔으며, 여기에는 아이컨의 딸인 동물 보호 운동가이자 채식주의자 미셸 아이칸 네빈이 연결 고리가 됐다고 한다.
특히 휴먼 소사이어티의 호소에도 움직이지 않던 맥도날드가 아이컨이 개입하고 나서야 반응을 내놨다고 WSJ은 보도했다.
아이컨은 "동물은 내가 진심으로 감정을 느끼는 대상 중 하나"라고 말하곤 하며, 특히 돼지가 지능이 높다는 점에서 각별히 여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맥도날드는 아이컨의 위임장 대결 시도가 본격화할 경우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 중이다.
맥도날드는 2012년까지 사육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약속이 돼지 독감 유행, 코로나19 팬데믹 때문에 미뤄졌으며, 2024년까지는 목표를 완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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