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성 강조한 민간 후보 '급부상'
업계 "과거와 달리 이번 선거 예측 어려워"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왼쪽),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출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간 전문가로 꼽히는 현직 대표와 관료 출신 후보의 `맞대결`이 확정됐다. 그간 저축은행업계의 경우 관료 출신의 회장 선출이 당연시 돼 왔지만, 이번에는 치열한 `민관` 양강 구도가 성립되면서 업계의 기류 변화에도 이목이 쏠린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에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와 이해선 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이 지원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저축은행 현직 대표 4명과 외부 전문위원 2명, 전·현직 중앙회장 1명으로 구성된 회장추천위원회를 열고 이들 후보에 대한 적격여부를 심사한다.
현재로선 큰 이변이 없는 한 두 후보 모두 회추위를 통과할 것으로 전망된다. 두 후보 모두 심사를 통과하면 오는 14일 최종 후보자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최종 선거는 일주일 뒤인 17일로, 저축은행중앙회 회원사 79개 저축은행들이 각각 1표씩 행사한다.
민간 출신인 오화경 대표는 중앙회장 후보자 최초로 현직에 재직 중이다. 1960년생인 오 대표는 유진증권과 HSBC은행, 아주저축은행과 아주캐피탈을 거친 뒤 2018년부터 하나저축은행 대표를 맡고 있다. 10여년간 저축은행 CEO로 재직한 만큼 전문성이 강점인 후보로 꼽히고 있다.
관료 출신인 이해선 전 위원장도 오 대표와 같은 1960년생으로, 행정고시 29회 출신이다. 금융위원회 은행과장과 중소서민금융정책관을 거쳤고 2014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과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을 지냈다. 관료 출신인 만큼 금융당국과의 소통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두 후보의 공통 공약은 예금보험료율 인하다. 예금보험료는 금융회사들이 고객의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예금보험공사에 매년 납부하는 보험료인데, 저축은행의 경우 그 요율이 0.4%로 타 업권 대비 2배 이상 높은 상황이다. 아울러 업계의 디지털 전환을 위한 여러 숙원 과제 해결도 두 후보의 공약사항이다.
지난 20여년간 역대 저축은행중앙회장은 관료 출신들이 주로 맡아왔다. 금융업은 규제산업인 만큼, 대관 역할을 기대할 수 있는 관료 출신 인사들을 업계가 선호해 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 선거의 기류는 예년과 다르다는 평가다. 그간 관료 출신 회장들이 자리를 이어왔지만 기대만큼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지적이 이어진데다, 민간 출신으로 이번 선거전에 출사표를 던진 오 대표가 "회장의 개인기로 대관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며 변화의 바람을 강조했기 때문이다.
오 대표는 이번 공약으로 "회장 개인이 대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중앙회 자체가 대관을 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며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그룹을 구성해 탄탄한 논리를 바탕으로 업계의 규제를 푸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이 전 위원장은 중앙회장의 역할을 강조하며 "저축은행이 금융사로서의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의 목소리를 내겠다"고 맞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업계 내부에서도 그간 이어져온 `관피아 전통`이 깨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축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이전 같았으면 당연히 관료 출신 후보자가 유력하다는 분위기가 있었겠지만, 이번 선거는 예측이 불가능하다"며 "업계 현안을 세밀하게 잘 파악할 수 있는 `전문성`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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