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의 `역사적 변동성`이 1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보였다.
코스피의 반등에도 일명 `공포지수`라고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가 상승하는 등 증시가 불안정한 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인포맥스에 따르면 지난 17일 코스피 역사적 변동성은 23.46으로 지난해 3월 24일(23.68)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역사적 변동성은 최근 20거래일간 코스피200 일간 등락률의 표준편차를 연율화한 수치다. 만약 20거래일 동안 코스피200의 하루 등락률이 모두 같다면 변동성은 0이 된다.
코스피 역사적 변동성은 올해 첫 거래일 11.64로 시작한 뒤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8일은 전날 대비 소폭 하락한 23.38을 기록했다.
연초부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긴축에 대한 우려로 증시가 급락세를 보이면서 변동성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들어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에 대한 우려가 증시의 불안을 키우는 모습이다.
지난 17일 우크라이나군이 친러시아 반군의 통제 지역을 포격했다는 보도가 전해지면서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장중 급락하기도 했다.
미래 변동성에 대한 시장의 기대치를 보여주는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도 오름세다. 이달 들어 19.21까지 내려갔던 VKOSPI는 지난 18일 23.68로 마감했다.
지난 17일에는 기초자산인 코스피200이 0.61% 오를 때 VKOSPI도 6.11%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스피200 옵션의 가격을 이용해 산출하는 VKOSPI는 통상 주가지수가 급락할 때 급등한다.
보통 지수의 하락 속도가 상승 속도보다 빠르고 급락 시 지수 반등도 크게 나오는 등 하락 국면에서 변동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변동성 확대가 예상될 때 특정 가격에 상품을 팔거나 살 수 있는 옵션의 가치가 고평가되고 VKOSPI는 상승하게 된다. VKOSPI가 일명 `공포지수`로 불리는 배경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보통 하락 국면에서 옵션 가격이 고평가되는데 이달 들어 주가가 반등하는데도 VKOSPI가 올라가는 경우가 있었다"며 "우크라이나 등의 지정학적 리스크로 시장이 예민해진 상황으로 본다"고 말했다.
증시가 반등했지만, 우크라이나발 불확실성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가 VKOSPI에 반영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 이달 개인 순매수 1위 `곱버스` ETF…"단기 변동성에 베팅"
증시 변동성이 커지자 개인 투자자들은 단기 변동성 투자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이달 들어 개인이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코스피200 선물지수의 하루 등락률을 역방향으로 2배 따라가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이었다.
개인은 이른바 `곱버스`라 불리는 이 ETF를 3천254억원 순매수했다. 이는 ETF뿐만 아니라 국내 주식을 포함해서도 가장 많은 순매수 금액이다.
앞서 지난달에는 코스피200의 하루 등락률을 2배로 추종하는 `KODEX 레버리지`가 개인 ETF 순매수 1위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TIGER 차이나전기차 SOLACTIVE` 등과 같은 ETF를 통해 성장주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던 개인이 올해 들어 레버리지·인버스 ETF를 통해 단기 변동성에 베팅하고 있다.
대신 개인은 이달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7천억원 매도 우위를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앞으로도 증시가 불안한 국면을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가 상승 요인들이 다양한 형태로 등장해 긴축 가속화에 대한 경계가 높아진 가운데 지정학적 리스크의 변수까지 부각되면서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국면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지정학적 리스크가 장기화할 경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의 상승 압력이 높아지면서 기대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결국 연준의 긴축 스탠스가 더 강화되는 흐름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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