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 신속 제재 나서…"행정명령 발동할 것"

입력 2022-02-22 07:32  





미국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자 지배 지역에 대한 독립을 승인한 것을 강력히 규탄하고, 해당 지역에 대해 제재 방침을 밝혔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 분리독립 승인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을 위한 사전 단계라고 판단하고 이번 조치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제재를 본격화할 태세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이 같은 러시아의 움직임을 예상했고, 즉시 대응할 준비가 돼 있다"면서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정 명령을 발동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키 대변인은 "이 명령은 우크라이나 내 이들 지역에서 행동하려는 개인에 대한 제재 권한도 보유한다"며 "국무부와 재무부가 곧 추가적인 세부 사항을 발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오늘 러시아가 자행한 국제 협정 위반에 대해서도 추가적인 조치를 발표할 것"이라며 "이 조치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추가 침공에 대비해 동맹과 준비하고 있는 혹독한 경제 조치와는 별개의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키 대변인은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포함한 동맹과 러시아의 긴장 고조 행위 및 다음 조치에 대해 긴밀히 상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별도 성명을 내고 "푸틴 대통령의 자칭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 및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에 대한 승인을 강력히 규탄한다"며 "이는 명백한 민스크 평화협정 거부이자 외교적 해법에 대한 러시아의 약속과 상반되며, 우크라이나 주권과 영토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밝혔다.

앞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오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35분가량 통화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통화에서 우크라이나 영토와 주권에 대한 미국의 약속을 재확인하고 푸틴 대통령의 분리독립 승인 발표를 강력히 규탄했다고 백악관은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또 제재와 관련한 미국의 준비 상황을 공유하고 러시아의 추가 침공 시 동맹과 함께 보조를 맞춰 신속하고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재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내 친러 분리주의자들이 분리독립을 선언한 자칭 공화국에 대한 제재 방침 발표 직후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와도 통화, 러시아의 결정을 규탄하고 다음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미국 공휴일인 `대통령의 날`인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의 발표가 있기 전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마크 밀리 합참의장 등 안보팀과 비공개 회의를 하고 우크라이나 국경 지역 사태를 논의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일요일인 전날 20일에도 국가안보회의(NSC)를 비상소집, 외교·안보·정보·경제 수장을 총출동시킨 가운데 대책을 숙의했다.

미국은 20일을 러시아의 유력한 우크라이나 침공일 가운데 하나로 보고 주시해 왔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21일 국영 TV 연설을 통해 "우크라이나는 꼭두각시 정권이 들어선 미국의 식민지"라고 맹비난하며 돈바스 지역 친러시아 분리주의자들이 선포한 자칭 공화국의 독립을 승인한다고 밝히고 곧바로 이런 내용을 담은 칙령에 서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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