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체 시료의 미세한 고유 정보를 해석할 수 있는 `테라헤르츠(THz)파`를 이용해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를 정확하게 판별하는 기술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은 센서시스템연구센터 서민아·송현석 박사(공동교신저자) 연구팀이 고감도 비표지식(Label-free·바이러스 성질을 바꾸지 않는 판별법) 테라헤르츠 메타물질 센서를 통해 코로나19 단백질 단위체를 판별하는 진단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포함된 베타코로나바이러스 속(genus)의 바이러스들은 82% 이상 유사한 아미노산 배열을 보유하고 있다. 따라서 이를 신속하게 검출·진단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한다면 감염병 전파를 조기에 차단하고 의료 현장의 부담을 낮출 수 있다.
현재 코로나19 진단에 활용하는 유전자증폭(PCR) 검사는 정확성이 높지만 진단 시간이 4시간 이상으로 길고, 신속항원검사는 진단에 20분 내외가 걸리지만 비슷한 단백질 구조를 갖는 시료는 잘 구별하지 못해 정확도가 낮다.
연구팀이 활용한 테라헤르츠파는 생체분자의 고유 진동에 민감하게 반응해 생체시료의 미세한 차이점까지 해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신호 증폭 기술의 부재, 극저온의 측정 환경 등으로 생체 시료의 미세한 변화를 상온에서 관찰하기는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팀은 전자기파의 특정 대역에서 신호를 증폭시키는 메타물질을 활용해 시료의 고유 정보가 반영된 테라헤르츠 광신호를 민감하게 측정할 수 있는 생체 분자 진단 플랫폼을 만들었다.
구체적으로 이들은 테라헤르츠 대역에서 우수한 흡수율을 갖는 아미노산을 특정한 뒤 해당 신호를 증폭할 테라헤르츠 메타물질을 개발했다.
이후 테라헤르츠 신호 변화를 면밀하게 관찰하기 위해 메타물질 표면에 시료를 균일하게 분산시킨 후 시료의 광학 상숫값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수 분 이내로 단위체의 검출, 전하량, 극성, 소수성 지표와 같은 시료 특성과 양을 추론할 수 있었다"며 "아미노산 단위의 변화를 감지해 유사한 구조를 갖는 변이 바이러스들을 특정하는 데 활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에 개발된 테라헤르츠 시스템이 소형화된다면 이동식 검사가 가능해 다양한 감염병에 대한 즉각적인 대처가 가능할 것"이라며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바이오센서스 앤드 바이오일렉트로닉스`(Biosensors and Bioelectronics) 최신 호에 게재됐다.
(사진=연합뉴스)
한국경제TV 디지털뉴스부 김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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