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기정사실화되면서 우리 기업들도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습니다.
특히 원자재 수급 불안으로 반도체나 자동차 같은 국가 핵심 산업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요.
관련 기업들은 거래선 다변화를 추진하는 한편 정부의 신속한 지원도 촉구하고 나섰습니다.
방서후 기자입니다.
<기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임박하면서 우리 기업들의 발등에도 불이 떨어졌습니다.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를 경고하면서 현지 투자 환경 악화는 물론, 원자재 수급 불안에 따른 생산 차질이 불가피해질 수 있어서입니다.
특히 반도체 분야의 타격이 클 것으로 전망됩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의존도가 높은 네온과 팔라듐은 반도체 생산을 위한 필수 재료로 분류되는데, 미국이 러시아에 반도체 공급을 끊는다면 러시아도 이에 대한 반격으로 원재료 수출 길을 막을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반도체 기업들은 우크라이나 사태가 예견된 악재인 만큼 어느 정도 재고는 확보해 놓은 상황이라면서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를 대비한 거래선 확보에 골머리를 앓고 있습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 (우크라이나 사태가) 이미 예견돼 있었기 때문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은 거의 재고를 확보했을 겁니다. 만약 지금보다 문제가 더 커진다면 공급선 다변화, 즉 대체 거래선들을 계속 늘려야겠죠.]
대러시아 수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업계도 현지 내수 감소와 부품 공급 차질 등을 우려하며 정부에 강력한 지원을 요청했습니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러시아에 수출한 자동차와 관련 부품은 각각 24억9,600만 달러(약 3조원), 14억5,400만 달러(1조7,500억원) 규모로, 러시아 수출 비중 1~2위에 해당하는 핵심 품목입니다.
[정만기 /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 우크라이나 사태 때문에 현대차는 러시아 공장에 연 23만 대 생산하는 곳이 있고, 판매법인도 있거든요. 그쪽으로 수출하는 품목 차질이 벌어진 건 맞는데, 조달 우려가 있거나 차질이 발생하는 (자동차) 부품이 큰 문제거든요. 거기에 대해 한시적인 긴급 할당 관세를 전개해 달라고 건의했습니다.]
원자재 의존도가 높은 항공과 해운, 석유화학 업계도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를 걱정합니다.
러시아가 글로벌 2대 석유 생산국인데다 세계 1위 천연가스 수출국인 상황에서 유가는 벌써 지난 2014년 크림반도 사태만큼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대한항공의 경우 항공유가 배럴당 1달러만 올라도 3천만 달러(약 360억원) 가량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러시아발 공급망 차질이 팬데믹 이후 또 다른 악재가 될 지, 기업들의 잠 못 이루는 밤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한국경제TV 방서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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